중년층 뮤지컬 한국판 ‘로마의 휴일’

중년층 뮤지컬 한국판 ‘로마의 휴일’

입력 2000-10-24 00:00
수정 2000-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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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순방중 어느 도시가 가장 인상적이었나요?”“로마입니다.평생 로마를 기억할 것입니다”트레비 분수옆 미장원에서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잘라내고 단 하루의 꿈같은 휴일을 보낸 앤 공주는 로마를 떠나기 전 기자회견장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이 한마디에 담아낸다.태연한 척짧은 악수를 나누는 앤 공주와 신문기자 조의 이별장면은 숱한 연인들의 가슴을 울렸다.무명의 오드리 헵번을 단박에 만인의 요정으로‘신분 상승’시킨 추억의 영화를 스크린밖에서 만난다.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올리는 뮤지컬 ‘로마의 휴일’은 햅번의 청순함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아련한 향수와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킬 만한 공연이다.

신시 뮤지컬컴퍼니와 극단 유가 공동제작한 ‘로마의 휴일’은 몇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먼저 30대이상 중장년층을 주 관객대상으로삼았다는 점.20대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춘 대다수 뮤지컬작품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악극사이에서 이렇다할 볼거리를 찾지 못했던 관객층을 과감히 끌어들였다.신시의 박명성대표는 “본격적인 중년용 뮤지컬이란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면서 “관객 반응이 좋을경우 ‘7인의 신부’등 비슷한 류의 작품을 계속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마의 휴일’은 브로드웨이나 유럽 뮤지컬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일본 뮤지컬이란 점에서도 독특하다.일본 토호뮤직코포레이션이 98년 초연한 창작품을 저작료내고 들여온 것.앤 공주를 연기한 여배우 다이치 마오의 뛰어난 미모와 로마의 아름다운 명승지를 담아낸 화려한 무대 등으로 호평을 받아 올초 도쿄에서 재공연됐었다.한국판‘로마의 휴일’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극중 남녀주인공.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누구라도 연기하기가 만만치않을 터이기 때문이다.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앤 공주는 뮤지컬배우 김선경.‘드라큘라’에서 순결하고 아름다운 아드리아나로 열연했던 그녀는 배역이 정해지자마자 비디오를 구해 스무번이 넘게 헵번의 연기를 봤다고 한다.상대역인 신문기자 조는 노련한 중견연기자 유인촌이 맡았다.

‘로마 관광용영화’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로 시내 곳곳을등장시킨 원작의 볼거리를 무대위에 어떻게 재현해 낼지도 관심사항.

신시측은 ‘스페인 광장’‘진실의 입’‘기도의 벽’등 영화속 추억의 명장면들을 고스란히 살릴 뿐 아니라 스쿠터 질주장면까지 더해한층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밝혔다.11월5일까지 매일 오후 4시·7시30분 두차례 공연.1588-7890이순녀기자 coral@

2000-10-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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