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한보 문책 ‘책임 떠넘기기’

대우車·한보 문책 ‘책임 떠넘기기’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0-10-07 00:00
수정 2000-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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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의 매각 실패 문책을 놓고 ‘누가 누구를 문책할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문책이 마땅하다는 주장에 절차상에 하자나 비리가 있다면 명백히 처벌해야되겠지만 결과만을 놓고 무조건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 누가 누구를 문책할 것인가 정부는 매각 실패의 1차 책임자로 대우구조조정협의회와 채권단을 지목했다.오호근(吳浩根) 대우구조협의장과 유시열(柳時烈) 당시 제일은행장(현 은행연합회장)에게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대우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위원이었던 김진만(金振晩) 한빛은행장과 위성복(魏聖馥) 조흥은행장,강낙원(姜洛遠) 당시제일은행 임원(현 광주은행장),매각을 담당한 임원급 실무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매각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이헌재(李憲宰) 전 재정경제부장관과 이용근(李容根) 전 금감위원장이다.특히 이 전위원장은 포드의 입찰가격을 언론에 공개,협상을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다.10분만에포드를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다는 당시 선정회의 석상에는 이근영(李瑾榮) 현 금감위원장(당시 산업은행 총재)도 있었다.때문에 매각협상의‘윗선’들이 책임추궁자의 신분으로 실무자인‘아랫선’을 문책할 수 있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당사자 반발 오의장은 “투명하게 만장일치로 이뤄진 의사결정이었다”며 일각의 독단론을 일축했다.채권단 관계자도 “협상 진행과정 때마다 일일이 정부에 보고했다”면서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반발했다.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해외채권단과 담판을 해 대우 위기를 수습한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루 아침에 처지가 바뀔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 문책이 능사인가 대우구조협과 채권단이 포드를 단독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을 때,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었다.그러나 “2순위자와의가격차가 워낙 큰 데다 복수협상을 할 경우 진행과정에서 값 깎기 경쟁이 우려되고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에 그대로 넘어갔다.

한 금융권 인사는 “만약 포드가 갑작스레 발을 빼지 않았다면 찬사를 받았을 것”이라며 결과만을 놓고 여론몰이식 문책을 하는 것은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매각에 관여하지 않은 한 우량은행의 임원은 “협상경험 부족에 따른 능력의 한계일 경우에는 도의적 책임 외에 어떤 책임을 물을 수있는가” 하고 반문했다.이런 논리라면 정부가 매각을 주도한 서울은행과 대한생명의 매각실패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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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기자 hyun@
2000-10-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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