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행사 訪北 승인할까

北 노동당행사 訪北 승인할까

김상연 기자 기자
입력 2000-10-04 00:00
수정 2000-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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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던진 ‘뜨거운 감자’가 결국 우리 손에 전달됐다.정부는 애써 “뜨겁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곤혹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북측의 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 초청 서한을 받아든 3일 정부 당국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며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초청 단체들에방북 승인을 해 줄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정부로서는 방북을 승인할 경우 쏟아질지 모르는 보수세력의 비난과 거부할경우 경색될 수도 있는 대북관계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모양새다.

지금으로선 정부가 북측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반반인 것 같다.달리 표현하자면,결국 여론의 향배에 달려있다고도 할 수 있다.한당국자는 “언론이 방향을 잡아달라”는 말까지 할 정도다.

■북의 요청을 받아들인다? 이 경우는 북측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유지하면서 남북관계를 가속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향후 우리측행사에도 초청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다분히 ‘공격적’인대응이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여론을 헤쳐나가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산가족문제 등에서 성의를 보이지 않는 북한이 이념 선전에만 몰두하고 있으며,정부가 이에 휘둘린다는 비난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3일 여당인 민주당이 ‘시간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 입장을 표명한 것도 민감한 국민여론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의 요청을 거부한다? 양측의 관계 개선 가속화를 보류하는 결정인 셈이다.그렇다고 북한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될 것으론 보이지않는다. 현재의 우호적인 관계에서 정부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이유로 북측에 완곡하게 사정을 설명한다면 북측도 험악하게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3일 재야 시민단체들이 즉각 환영의사를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진보 진영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0-10-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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