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휴가철이다.산으로 바다로 피신하는 도시인들의 행랑이 국토의 여백을 선점하기 위해 한바탕 힘겨루기를 한다.전국 어디를 가든 여장을 푼 도시인들은 장소만 바뀌었을 뿐 사람들에게 치이기는 마찬가지다.단지 장소를 옮겨왔다는 중간경로에서의 희열과 골아픈 작업 현장에서 일탈해왔다는 도피심리로 피서지에서의 고통을 이겨낸다.나는 오늘 대부분의 피서지를 끼고 형성되어있는 숙박시설 이를테면 호텔,콘도,여관,야영장,민박 등 다중이용 시설물에 대한 다른생각을 적으련다.그가운데서도 전국 어느 곳에서든지 쉽게(보다 정확한 표현을빌리면 ‘천박하게’) 만날 수 있는 민박에 대한 것이다. 실제로 민박이라는 공간의 특성은 짧은 밤,깊은 여로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 이름조차가 얼마나 낭만적인가? 비용도 만만하고,집을 떠나와 있지만마치 내 살던 기억속의 집을 피서지로 옮겨온 듯한 정감어린 숙박공간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그 공간의 비참함과 천박함이야 이루 말할수 없는 것이 우리가 즐겨 만나고 있는 민박들의 현실태다.
그런데 강원도 삼척시근덕면 덕산리 75번지에 있는 ‘재색불이’(건축가 이일훈 설계)라는 이름의 민박채는 경우가 다르다.이 민박채는 우선 여느 민박들이 그러하듯이 이미 쓰던 집의 몇 칸을 빼내고,또한 몇 칸을 덧대어 지어서 칸막이 형 숙소로 제공되는 일반형이나이름만 민박일 뿐 도시의 벌집형 여관건물과 같은 그 지방의 특별한정감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일상적 형식과는 너무 다르다.
이 민박채는 각각의 방에서 점유할 수 있는 외부공간이 따로 있다.
공동취사와 공중목욕장을 가능케 하는 별도시설과 또한 이 민박채에임시 거주하는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잔디마당이 세 채로 나누어진민박채의 중심에 놓여 있기도 하다.물론 안채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말이다.게다가 세 채의 민박채는 시멘트 블럭과 경량 철골로 디자인된 저비용의 공법과 자재를 이용한 현대식 건축물로서 그 조형성에서도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강원도 건축상 특별상을 이 민박채가 타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민박을 이용한다는 특별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건축이다.백문이 불여일견.올 여름 동해안을 찾으실 요량의 독자라면 바다를 끼고 있는 이 민박채에서 짧은 여정이나마 대우받는 피서를 해보시면 어떨른지.
전진삼 건축비평가
그런데 강원도 삼척시근덕면 덕산리 75번지에 있는 ‘재색불이’(건축가 이일훈 설계)라는 이름의 민박채는 경우가 다르다.이 민박채는 우선 여느 민박들이 그러하듯이 이미 쓰던 집의 몇 칸을 빼내고,또한 몇 칸을 덧대어 지어서 칸막이 형 숙소로 제공되는 일반형이나이름만 민박일 뿐 도시의 벌집형 여관건물과 같은 그 지방의 특별한정감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일상적 형식과는 너무 다르다.
이 민박채는 각각의 방에서 점유할 수 있는 외부공간이 따로 있다.
공동취사와 공중목욕장을 가능케 하는 별도시설과 또한 이 민박채에임시 거주하는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잔디마당이 세 채로 나누어진민박채의 중심에 놓여 있기도 하다.물론 안채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말이다.게다가 세 채의 민박채는 시멘트 블럭과 경량 철골로 디자인된 저비용의 공법과 자재를 이용한 현대식 건축물로서 그 조형성에서도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강원도 건축상 특별상을 이 민박채가 타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민박을 이용한다는 특별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건축이다.백문이 불여일견.올 여름 동해안을 찾으실 요량의 독자라면 바다를 끼고 있는 이 민박채에서 짧은 여정이나마 대우받는 피서를 해보시면 어떨른지.
전진삼 건축비평가
2000-08-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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