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폐업 이모저모/ “의사들 제가족이 아파도 이럴까”

재폐업 이모저모/ “의사들 제가족이 아파도 이럴까”

입력 2000-08-12 00:00
수정 2000-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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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와 동네 의원들의 재폐업으로 환자들의 고통이극에 달했다. 환자들은 “의사들이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환자들 분노] 지날달 1일 부산대병원에서 뇌종양 판결을 받고 6일 신촌세브란스로 병원으로 옮겨진 박영희씨(49·여·부산시 동래구 낙민동)는 한달 이상 수술 일정을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남편 우성홍씨(54)는 “제발 아내를 살려 달라”고 울먹였다.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최모군(17)은 “목뼈가 부러져 입원했는데 치료를받지 못해 고통스럽다”면서 “의사들이 자기 가족이 아파도 이렇게 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한양대병원에 입원한 이모씨(66·여)도 “아픈 사람이 치료도 못받고 발길을 되돌리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교수들까지 파업에 나선 것은 해도 너무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의료 공백] 외래진료 거부에 들어간 서울대병원은 외래진료 환자는 1,000여명,입원 환자는 800여명으로 평소의 절반에 그쳤다.서울중앙병원은 외래 예약 환자 4,000여명에게 예약 취소를 전화로 알렸다.삼성서울병원은 교수 2명만 당직 근무를 했으며,한양대병원은 수술이 전공의와 전임의가 빠진 채 교수와 간호사만으로 이뤄졌다.응급실에 외래환자들이 몰리면서 여의도성모병원에서는 응급실 앞에 ‘중환자외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였다.

[국·공립병원,보건소] 국립의료원,국공립병원,보건소에는 평소보다 20∼30%정도 환자가 늘었다. 국립의료원 응급실은 오전 8시부터 1시간여 만에 8명의응급 환자들이 119구급차에 실려 오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환자들이 몰렸다.

이날부터 응급실 병상 추가,군의관 투입 요청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병원관계자는 “다른 병원들이 응급 환자들을 119구급차 태워 이곳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보건소장 박병완(朴炳梡·52)씨는 “갑자기 처방전이 필요하다는환자 40∼50여명이 찾았다”고 말했다.동작구보건소에는 “폐업을 하지 않은병원이 어디냐”는 문의전화가 하루종일 빗발쳤다.

김경운기자 kkwoon@
2000-08-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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