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떠나는 자와 남는 자’

MBC스페셜‘떠나는 자와 남는 자’

입력 2000-08-03 00:00
수정 200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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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사상 때문에 반평생을 감옥에서 보낸 비전향 장기수들.그토록 학수고대했던 고향길이 열린 뒤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MBC스페셜 ‘떠나는 자와 남는 자’(금 밤9시55분)에서는 남북정상의 6·15공동선언과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비전향 장기수들의 송환이 합의된 뒤 가슴을 설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비전향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가 파악한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102명.이 가운데 59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특히 6·25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김인서(75) 김영태(71) 함세환(69)씨는 북한에 가족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평북 정주가 고향인 김영태씨는 34년의 옥살이를 끝내고 지난 89년 출감된뒤 광주 빛고을탕제원에서 침을 놓아주며 생활하고 있다.북한에는 아들과 며느리,손자가 김씨를 기다리고 있다.빨치산 활동을 하던 중 총에 맞아 왼쪽눈을 잃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른쪽 눈의 시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김씨는 “남은 한 쪽 눈이 멀기전에 아들 얼굴 한 번이라도 봤으면…”하고 바란다.김씨는 북쪽 가족에게서 받은 편지,일본의 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가촬영해 보내준 가족들의 비디오테이프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들을공개한다.

함세환씨는 12발의 총알을 맞고도 살아남은 빨치산 출신.황해도 함촌이 고향인 함씨는 출감뒤 대학생들과 강연회를 다니고 자신이 빨치산 활동을 했던 대전 천태산에 올라 전쟁의 비극을 증언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함씨는 “떠날 때까지 정들었던 이들과 인사하고 고구마밭 풀도 매줘야지”라며 담담하게 말하지만 북한 조카의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늘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듣고 있다.

김인서씨는 겨우 돌을 넘긴 것을 보고 떠난 딸이 어느새 쉰의 나이가 돼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또 신인영씨(71)는 93세의 어머니를 남겨두고 북한의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했다.“이젠 처와 자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지 붙잡을 수 있나”라는 노모의 말에서 깊고 깊은 분단의 한이 느껴진다.

한편 지난달 1일 30살 연하의 부인과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던 안학섭씨(70)는 남한에 남기로 했다.생사를 함께 했던 다른 동료들이 북으로 떠나는모습을 바라보는 심정과 남한에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함께 들어본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0-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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