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 사시는 시부모님들께서 다녀가셨다.어디든지 물좋고 산좋은 곳이 있다면 천리도 마다 않고 손 붙잡고 여행길을 떠나시곤 하던 두 분의건강이 요즘은 여의치 않다.그래도 우리 가족이 보고 싶으셔서 더운 날씨에도 서울을 찾아오셨는데 이번에 뵈니 어머님은 오래 걷는 것이 적잖이 불편해보였다.그래도 이젠 노약자들을 위한 시설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서울에서도 많이 나아진 만큼 멀지 않은 곳 다니시기에는 무리가 없겠지 싶었다.그런데 어느 날 지하철 역까지 모셔다 드린 후 전동차를 타는 곳까지 오르는 데그 많은 계단을 보고 난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아니 저 많은계단을 어떻게 다 걸어 올라 가신단 말인가!” 그래도 저 정도 규모의 역에서 휠체어를 타는 분들에 대한 배려쯤은 있겠지 싶었다.과연 계단에 휠체어를 통째로 싣고 오르내리는 시설이 있단다.그러나 정작 그 시설을 이용하는장애인은 많지 않다는 얘기를 나중에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시설을 이용하려고 담당 직원에게 작동을 부탁하면 귀찮아하며 투덜거리기 일쑤라는 것이었다.그런 얘기를 미리 들으셨는지 두 분은 그 날 그 역에서 장애인을 위한시설을 굳이 이용하지 않으시고 그 많은 수의 계단을 아주 힘들게 오르내리셨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떠나시는 날 공항에서였다.마침 식사시간과 겹쳐 식당이 있는 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계단만 보일 뿐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하다 못해 역에도 설치가 되어 있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같은것이 이 국제공항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문의를 해보니 “그런 시설은 없다”는 것이었다.아니 여기는 국제 공항이 아닌가.대뜸 “그럼 휠체어 탄 사람은 식당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건가요?”라고 따지듯 물었더니 그 분은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게 아니라 식당 층까지 올라갈 만한 그런 시설은 따로 없다”라는 애매한 답만 반복할 뿐이었다.결국 한 사람은 휠체어를접어서 어깨에 메고 계단을 올라갔고 어머님은 부축임을 받으면서 걸어 올라가셨다.
이제까지 무심코 보았던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고발하는 방송의 장면들이 머리속에 떠오르며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다.도대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가 그렇게 힘이 든단 말인가.
이 보 영 교육방송 영어강사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떠나시는 날 공항에서였다.마침 식사시간과 겹쳐 식당이 있는 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계단만 보일 뿐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하다 못해 역에도 설치가 되어 있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같은것이 이 국제공항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문의를 해보니 “그런 시설은 없다”는 것이었다.아니 여기는 국제 공항이 아닌가.대뜸 “그럼 휠체어 탄 사람은 식당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건가요?”라고 따지듯 물었더니 그 분은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게 아니라 식당 층까지 올라갈 만한 그런 시설은 따로 없다”라는 애매한 답만 반복할 뿐이었다.결국 한 사람은 휠체어를접어서 어깨에 메고 계단을 올라갔고 어머님은 부축임을 받으면서 걸어 올라가셨다.
이제까지 무심코 보았던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고발하는 방송의 장면들이 머리속에 떠오르며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다.도대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가 그렇게 힘이 든단 말인가.
이 보 영 교육방송 영어강사
2000-08-03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