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대 ‘知시리즈’ 번역 출간

日 도쿄대 ‘知시리즈’ 번역 출간

입력 2000-08-01 00:00
수정 2000-08-0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의 기법’‘지의 논리’‘지의 윤리’‘지의 현장’등 4부작으로 이뤄진 지(知) 시리즈(고바야시 야스오 등 지음).지난 98년 일본 도쿄대 출판부에서 완간한 이 책은 대학 신입생 부교재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사회 속으로파고들어 100만부가 팔리는 진기록을 낳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이 시리즈 4권이 모두 번역돼 나왔다.도서출판 경당,이근우 등 옮김.

첫째권 ‘지의 기법’에서는 학문의 행위론,인식과 표현의 기술 등을 다룬다.특히 반증가능성(falsifiability)의 개념에 따른 ‘열려있는 학문’의 자세를 강조한다.‘지의 논리’에서는 인식론,현상학,구조주의,카오스이론 등20세기 인류가 이룩한 지적 업적 전반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서술한다.조셉 콘라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을 보면,서구는 계몽주의 이데올로기의 영향 아래 아프리카를 자신들의 빛과 대조적인 어둠으로 규정한다.이 책은 이런 서구중심의 오리엔탈리즘을 분석하는 한편 타인을 보는 시각의 오류가능성을 지적한다.영화 ‘쉰들러 리스트’와 유태인 학살을 다룬 9시간 30분짜리 프랑스 영화 ‘쇼아’(Shoah,재난을 뜻하는 히브리어)를 ‘현상학의 딜레머’란 관점에서 분석한 글도 이채롭다.‘지의 윤리’는 지의 책임을 묻고있는 책.일본 학교내의 이지메나 교사의 체벌,옴진리교 등 비윤리적 현상들은 일본식 전체주의의 영향이라고 진단한다.‘지의 현장’에서는 일본,언어,신체라는 세가지 주제를 통해 지의 최전선을 살핀다.특히 그동안 정면으로다루지 않았던 ‘일본’을 다섯 가지의 창을 통해 조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순환논법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일본어에 대한 정의,일본적 집단주의와 미국적 개인주의,에테로토피(혼재향·混在鄕)의 정치학,포르노그래피의 정치학,아무로 나미에의 히트곡을 통해본 일본 대중음악 등이 그것이다.

김종면기자

2000-08-01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