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인터넷사이트 ‘스승매도’ 욕설 춤춘다

중·고교 인터넷사이트 ‘스승매도’ 욕설 춤춘다

이창구 기자 기자
입력 2000-07-27 00:00
수정 2000-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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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언어 폭력이 사제(師弟)의 정까지무너뜨리고 있다.

학교에 대한 불만과 고민을 털어 놓고 건전한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개설된 안티스쿨(www.antischool.com),예스안티(www.yesanti.com) 등의 사이트에는 매일 수십명의 중·고교생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늘어 놓는다.

안티스쿨 사이트에 ‘X같네’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학생은 “네가 선생이면 다냐.툭하면 욕지거리나 내 뱉고 애들 때리는게 취미냐.학부모에게돈 뜯는 재주만 뛰어난 너만 생각하면 술맛이 다 떨어진다”라며 일방적으로 교사를 매도했다.

글을 올리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은 물론 비난 대상 교사의 실명을 밝히지 않아 욕설 퍼붓기에 그칠뿐 비리를 고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서울 Y여고 3학년 3반 학생들은 지난 20일 ‘체벌 교사를 바꾸어 달라’는 글을 교육청과 언론사 홈페이지 등에 집단적으로 올려 물의를 빚었다.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수학담당 A교사(41)는 “유독 3반의 수업태도가 불량하다”며 교과서를 가져오지않은 학생들을 발로 차는 등 심한 체벌을가했다.

분개한 학생들은 “폭력 교사에게 더 이상 수업을 받을 수 없다”는 글을올렸고 A교사는 학생들에게 잘못을 사과했다.A교사는 “당시 학생들의 불성실한 수업 태도 때문에 감정이 격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나모양(19)은 “인터넷에 글이 올라온 뒤부터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인사도 하지 않는다”면서 “선생님의 인격을 학생들이 단체로 짓밟은 것 같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일선 중·고교 홈페이지에도 학교와 교사를 비난하는 글이 봇물을 이룬다.

서울 강남구 H고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학생이 “교장 XX놈과 X같은 유XX 선생,당신들 무슨 불만이 그리 많아 학교를 휘젓고 돌아다니냐”고 욕설을 퍼부었다.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관리자 박모씨(41)는 “매일 아침 인터넷에 뜬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삭제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일방적인 욕설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K고 학생주임 김모교사(41)는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교사를 비난하는 것은붕괴된 교육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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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
2000-07-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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