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日 비주얼 록그룹 ‘페니실린’내한무대

공연 리뷰/ 日 비주얼 록그룹 ‘페니실린’내한무대

임병선 기자 기자
입력 2000-07-17 00:00
수정 2000-07-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레이저 조명이 요란번쩍한 가운데 검은 재킷 정장을 차려입은 미끈한 남자들이 무대로 튀어나왔다.한결같이 어딘지 모르게 여성스런 분위기.

“미나 상(여러분)”12일과 13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일본 비주얼록 그룹 ‘페니실린’의 무대는 당초 예상과 달리 하루 1,000명 안팎의 저조한 관객동원으로 썰렁한 분위기가 역력했다.사실 이들의 공연은 지난달 발표한 일본문화 3차개방 조치이후 처음으로 열린 일본가수의 무대여서 국내시장에 대한 잠식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 관심을 모았었다.일본 현지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에서 맹위를 떨쳤던 비주얼록이 우리 가요계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92년 인디밴드로 데뷔한 뒤 96년 메이저 무대에 등장,13장의 싱글과 4장의정규앨범을 발매한 이 ‘정상급’ 밴드는 무대장악 능력이나 연주실력,작곡능력 등 어느 것하나 우리 시장을 잠식할만한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곡은 ‘JIS’(저패니즈 인더스트리얼 스튜던츠).웅장한 맛은 있었지만 사운드가 텅 빈 느낌이었다.마지막곡은 이들이 이번 공연을 위해 우리말로 부른 ‘남자의 로망’.

보컬리스트 하쿠는 마이크를 다루는 데 서툴렀고 기타리스트 치사토를 비롯한 4인의 연주자들은 호흡이 엇갈리는 등 아슬아슬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 공연의 수준은 13일 이들의 ‘실력’을 확인하러 온 국내 비주얼록의선두주자 ‘이브’가 중도에 자리를 박차고 돌아가 버린 데서도 알 수 있다.

공연 40분이 채 안돼서였다.

100여분 동안 이들은 시종일관 요란법석한 사운드를 ‘장식’하는 데만 그쳤지,다채로운 변화나 엑센트를 부여하는 데에는 무신경했다.

이들의 공연이 앞으로 음악성을 검증하지 않고 일본 가수 등을 들여왔다가흥행에 실패하는 일들에 ‘항생제’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병선기자
2000-07-17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