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개혁 서두르라

[사설] 공공개혁 서두르라

입력 2000-07-13 00:00
수정 200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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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통령 직속의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설치안을 10일 의결한 데 이어 공기업 1급 이상 직위의 20%를 개방형으로 충원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내놓았다.정부혁신추진위원회는 그동안 공공개혁을 지휘해온 기획예산처 산하의 ‘행정개혁위원회’를 대체하는 것으로 최고 통치권자가 직접 나서 공공개혁을 챙긴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공기업 1급 개방형 충원 방침은 정부부처와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에도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경쟁력을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공공개혁은 역대 정권마다 추진해온 국정과제였다.현 정부도 98년 2월출범과 동시에 공공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두차례에 걸친 정부 부문 구조조정으로 그동안 30억달러의 예산이 절감됐으며,내년까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력이 각각 16%,19%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그런데도 아직 대다수 국민들은 공공부문의 개혁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를 깬 기업 구조조정이나 “은행은 망하지않는다”는 통념을 바꾼 금융개혁과 달리 공공부문은 여전히 성역으로 남아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많이 토로되고 있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공공개혁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데에 10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는 지난 20년동안 노동당정부와 보수연립정부 두 정권을 거치면서 공공개혁이 결실을 보았다고 한다.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과 2년5개월의 개혁으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인 동시에,아울러 우리가 공공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시점에 와 있음을 뜻한다.

이제는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여야 할 차례다.그래야 기업과 금융,노동 부문의 개혁이 국민의 동의와 협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우리는 그간의 공공개혁이 하드웨어적인 구조조정에 치중한 것과 달리 앞으로는 새로운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 개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싶다. 공공개혁은 국민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저변에는 고객중심의 행정과 민주주의적이고도 투명한 행정 구현이라는목표가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미국이 지난 91년이후 지금까지 장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연방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불필요한 공조직을 과감히 줄이는 방식으로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어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힘입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00-07-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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