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카페] 어른들이여 인터넷을 배워라

[휴먼 카페] 어른들이여 인터넷을 배워라

안윤미 기자 기자
입력 2000-07-11 00:00
수정 200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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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친구를 만났다.내가 홈페이지를 만들었으니한번 와보라는 말을 하니,친구는 인터넷을 할 줄 모르니 나중에 아들을 시켜서 가보겠다는 것이었다.나는 그 말을 듣고 한참 우울했다.똑똑하고 생각도깊은 친구인데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마치 문맹인 노인처럼 자식에게 의지해야 볼일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그러나 이런 일은 내 주변에서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386세대를 기준으로 그 윗세대 사람들이 띠고 있는 보편적인 양상인 것이다.이 세대에서는 비록 엘리트층이라고 해도 근본적으로컴맹이 수두룩할 뿐 아니라 컴퓨터에 대한 마인드가 크게 결핍돼 있다.또 컴퓨터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접목시키는 일에 게으르다.

지난 몇 년 사이 출판사들의 매상고가 10분의 1로 줄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책 이외의 도구가 영향력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그 주범(?)이 인터넷이다.

그런데 이 인터넷 활용인구의 대부분이 청소년층이다. 인터넷 상에 미숙한생각이나 저급한 말들이 주로 청소년층에서 그대로 분출되고 있는 것은 바로앞선 세대의 거름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내 세대의 흔적을 찾기란 지극히 힘들다.어쩌다 발견해도 제 목소리를 못 내거나 오히려 어리고 경박한 인터넷 문화의 영향을 거꾸로 받고있는 경우가 허다하다.실례로 40,50대가 많이 가는 어떤 홈에는 이성간의 성적인 희롱을 내로란 듯이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어른들이 수다하게모여들고 있다.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개탄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윗세대로서 아래 세대에게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쉬운 일이 지식 전달자의 역할이다.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이 지혜 전수자의 역할이다.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윗세대는 지식의 전달만을 가지고도 권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지식전달 역할자로서의 윗세대란 거의 무가치한 것으로 바뀌어 버렸다.모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 정보의 공유라는 무시무시한 인터넷 문명의 파워 때문이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애석하게도 빈자리가 있다. 인터넷이 과거의 문자와마찬가지로 문명의 기록이나 전달의 도구일진대,이 도구를 누구보다도 나이든 윗세대가 먼저 익혀서 제대로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앞선 세대로 살면서 익힌 절제나 지혜를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안 윤 미 소설가 ym1209@hanmail.net]
2000-07-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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