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화재’ 내일 1주년

‘씨랜드 화재’ 내일 1주년

김병철 기자 기자
입력 2000-06-29 00:00
수정 200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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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군 씨랜드 수련원 화재참사가 일어난지 30일로 1주년이 된다.유치원생 19명을 비롯,모두 23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참사는 점차 잊혀져가고 있지만 유족이나 생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자식들을 가슴에 묻은 우리 유가족들에게 씨랜드 참사는 엊그제 일 같아요” 막내아들 재혁(당시 7세)이를 잃은 이경희씨(46·서울시 송파구 문정동)는 지금까지 하루도 먼저간 아들 생각을 떨쳐버린 적이 없다.요즘도 잠자리에서 문득 아들 생각이 떠오르면 보낼 곳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재혁이에게 편지를 쓴다.그러다 그리움이 사무치면 가족들 몰래 울먹인 날이 여러 날이다.

제자 22명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마도초등학교 고(故) 김영재 교사(당시 38세)의 부인 최영란씨(35)는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그동안 텅빈 삶을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교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학생들도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심한후유증을 앓고 있다.이 학교 최관수 교장은 “얼마전 1박2일 일정으로 역사탐방을 다녀왔는데 참사를 경험한 학생들은 공포심을 느낀듯 밤새 울먹이며잠을 못이뤘다”고 전했다.유족과 생존자들은 이렇듯 비극의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뿌리깊은 안전불감증과 공직사회의 부패·비리 고리가 여전이 남아 있다.올초 경기도가 도내 유아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가 피난설비를 갖추지 않는 등 어린이들이 대형사고에 여전히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랜드 참사 희생자 유족회’ 회장 고석(高錫·37·서울 송파구 문정동)씨는 “우리는 아이들이 왜,어떻게 희생됐는지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유족들을 중심으로 1억5,000만원을 모아 ‘씨랜드 천사의 손,어린이 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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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2000-06-2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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