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희로애락을 말없이 표현하는 몸의 언어이다.격렬한 춤의 환희는 춤추는 사람만이 안다.춤도 가지가지이다.의식(儀式)적인 궁중춤과 함께 종교적인 의미가 강한 승무가 있다.요즘의 힙합이나 ‘도리도리춤’(테크노댄스)은스스로 흥겨워 추는 춤인 반면 가혹한 현실을 잊으려는 중국 조선민족의 ‘아박춤’도 등장했다.
우리나라 양반들은 춤을 보는 것에 만족했지만 서민들은 일하면서 춤을 즐겼다.그나마 춤은 근대화 이후 서민생활에서 멀어져 갔다.영화에서 보듯 마을축제에서 스스럼없이 춤을 추고 즐기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춤은 밀실로퇴행했다. 제비족들이 카바레나 댄스홀에서 “사모님,한곡 땡길까요”라며장바구니 든 아낙네에게 접근,농락의 대상으로 삼을 때 춤을 활용했다.‘춤=탈선’이 연상될 정도이다.1955년 바람둥이 박인수가 70여명의 미혼여성을유혹한 것처럼 춤은 늘 ‘정신나간’ 소수의 오락이었다.관광버스에서 뛰며춤추거나 야외에서 한판 춤을 추는 주부나 할머니는 우선 여론의 비난 대상이 되어왔다.
70년대 이후 탈춤과 판굿이등장,‘민중’들의 생활에서 일과 춤의 일치를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대학가 축제때 등장한 포크댄스는 그저 파트너를만나 즐기는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지난 87년 6·29때와 이한열군 장례식때서울대 이애주 교수가 춘 ‘시국춤’ 또는 ‘바람맞이춤’이 강한 인상을 주었지만 역시 ‘보는 춤’에 머물렀다.일부 평론가는 “과연 그것이 춤이냐”는 논란을 제기했다.운동권 대학생들이 서로 엉덩이를 부딪치는 ‘해방춤’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그런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은 춤의 해방시대를 맞은 듯하다.대학에 사교춤강좌가 개설되고 아무리 노래 잘하는 가수들도 춤 못추면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이다.DDR(댄스댄스 레볼루션)란 오락기가 춤 열풍을 불러오더니 전지현 등 춤 광고로 일약 벼락같이 출세한 모델도 줄짓고 있다.일본영화 ‘쉘위 댄스’처럼 중년 남자들도 춤을 배우고 학교 교사들은 춤에 운동성격을가미한 스포츠댄스를 배워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래도 춤은 아직 한국인의 생활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대부분 홀로스트레스 풀거나 무대예술로 감상하는 수준일 뿐이다.어쩌다가 공적 모임에서 춤이 등장하면 최근 육군 장교 부부동반 모임처럼 성추행 시비까지 일어날 정도로 생활에서 춤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춤종류도 왈츠,퀵스텝,삼바에다 남미계통의 살사와 재즈 댄스로 다양화되고 있지만 외국바람만강하다.우리 고유의 탈춤과 민속춤은 보급과 개발에 신경을 쓰지 않은 탓에뒷전에 밀리고 있다.현재 춤바람은 정말 방향이 빗나가는 것인지 모른다.
이상일 논설위원.
우리나라 양반들은 춤을 보는 것에 만족했지만 서민들은 일하면서 춤을 즐겼다.그나마 춤은 근대화 이후 서민생활에서 멀어져 갔다.영화에서 보듯 마을축제에서 스스럼없이 춤을 추고 즐기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춤은 밀실로퇴행했다. 제비족들이 카바레나 댄스홀에서 “사모님,한곡 땡길까요”라며장바구니 든 아낙네에게 접근,농락의 대상으로 삼을 때 춤을 활용했다.‘춤=탈선’이 연상될 정도이다.1955년 바람둥이 박인수가 70여명의 미혼여성을유혹한 것처럼 춤은 늘 ‘정신나간’ 소수의 오락이었다.관광버스에서 뛰며춤추거나 야외에서 한판 춤을 추는 주부나 할머니는 우선 여론의 비난 대상이 되어왔다.
70년대 이후 탈춤과 판굿이등장,‘민중’들의 생활에서 일과 춤의 일치를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대학가 축제때 등장한 포크댄스는 그저 파트너를만나 즐기는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지난 87년 6·29때와 이한열군 장례식때서울대 이애주 교수가 춘 ‘시국춤’ 또는 ‘바람맞이춤’이 강한 인상을 주었지만 역시 ‘보는 춤’에 머물렀다.일부 평론가는 “과연 그것이 춤이냐”는 논란을 제기했다.운동권 대학생들이 서로 엉덩이를 부딪치는 ‘해방춤’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그런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은 춤의 해방시대를 맞은 듯하다.대학에 사교춤강좌가 개설되고 아무리 노래 잘하는 가수들도 춤 못추면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이다.DDR(댄스댄스 레볼루션)란 오락기가 춤 열풍을 불러오더니 전지현 등 춤 광고로 일약 벼락같이 출세한 모델도 줄짓고 있다.일본영화 ‘쉘위 댄스’처럼 중년 남자들도 춤을 배우고 학교 교사들은 춤에 운동성격을가미한 스포츠댄스를 배워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래도 춤은 아직 한국인의 생활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대부분 홀로스트레스 풀거나 무대예술로 감상하는 수준일 뿐이다.어쩌다가 공적 모임에서 춤이 등장하면 최근 육군 장교 부부동반 모임처럼 성추행 시비까지 일어날 정도로 생활에서 춤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춤종류도 왈츠,퀵스텝,삼바에다 남미계통의 살사와 재즈 댄스로 다양화되고 있지만 외국바람만강하다.우리 고유의 탈춤과 민속춤은 보급과 개발에 신경을 쓰지 않은 탓에뒷전에 밀리고 있다.현재 춤바람은 정말 방향이 빗나가는 것인지 모른다.
이상일 논설위원.
2000-06-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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