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금난 파장/ 자금경색 왜 왔나

현대 자금난 파장/ 자금경색 왜 왔나

육철수 기자 기자
입력 2000-05-27 00:00
수정 200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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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가 비교적 탄탄한 현대 주력 계열사들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은 경영권 분쟁과 오너의 독단적 경영,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잃은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금융기관들은 2세들의 경영권 분쟁,현대투신 문제,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지분정리 등 최근 일련의 현대 내부 문제가 심상치 않자 단기자금을 연장해 주던 관행을 깨고 즉각 회수에 들어감으로써 현대 계열사들을 위기로 몰고 갔다.

◆현대건설=올해들어 이미 5,000여억원의 단기부채를 갚아 힘이 부친데다 5월부터 연말까지 8,090억원을 더 갚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 또 다시 자금흐름에 이상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의 자금경색은 금융기관들이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의 상환 연장을 거부한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특히 주거래 은행인 외환은행이 현대건설에 대한 여신을 크게 축소한 게 자금경색의 주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금융권은 현대건설이 지난해 1,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다 지난 3월 이후 현대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이 강도높게추진되면서 서둘러 차입금 회수에 나섰었다.

현대에 대한 시장불신이 깊어지면서 한 금융기관은 오는 11월이 만기인 1년짜리 회사채 500억원을 조기에 회수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게다가 실제와는 달리,해외공사 미수금이 쌓여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소문이 금융계에 퍼지면서 자금경색을 부채질한 측면도 없지 않다.

◆현대상선= 연간 매출액 4조8,000억원 규모에,매월 현금 4,000억원 이상이꼬박꼬박 들어오는 초우량 기업 현대상선도 돈줄이 막혀 애를 태웠다.현재회사에서 운용중인 3,000억원 규모의 3년짜리 회사채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3,000억∼3,500억원 규모의 1∼3개월짜리 단기 기업어음(CP)을 굴리는 과정에서 일부 금융기관이 만기를 연장해 주지 않아 자금의 흐름이 일시적으로막혔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 두 곳에 4∼5월 두 차례에 걸쳐 선박대금 등 2,700억원을 갚은 뒤 현금 여유가 없어 은행에서 차입을 시도하려 했으나 현대에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괴소문까지 퍼져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유동성 자금 확보로 이제는 위기를 벗어난 것 같다”면서 “올해는 동남아 시장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흑자규모가 지난해(1,450억원) 보다 더 클 것으로 보여 앞으로 현금흐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철수 전광삼기자 ycs@
2000-05-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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