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後苑·별칭 비원)의 고즈넉한 풍취를 즐기는 애호가라면 올 봄이 가기전에 다시 한번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문화적 심미안을 발휘하면이전의 후원과는 달라진 작은 변화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창덕궁 후원은 지난달부터 매주 일요일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와 부인 장옥자(張玉子)여사를 손님으로 맞고 있다.지난 94년 이후 골프를 치지 않고있는 박 총리는 취임후 일요일마다 한강고수부지나 여의도공원 등에서 산책하는 것을 운동이자 취미로 삼았다.4월 중순부터는 창덕궁 후원을 산책 장소로 택했다.그러나 박 총리는 단순한 관람객은 아니었다.
첫번째 방문에서 창덕궁측의 허락을 받아 비공개 지역을 한바퀴 돌아본 뒤박 총리는 관리인에게 담배꽁초 하나를 내밀었다.일반 관람객이 갈 수 없는지역에서 꽁초가 발견됐다면,관리인이 피우다 버린 것이 아니냐는 뜻이었다.
그 다음주 두번째 후원을 돌아본 뒤 박 총리는 관리인들에게 부용지(芙蓉池)와 옥류천(玉流川)의 수온(水溫)을 물었다.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박 총리는 “공원을관리하면서 물 온도도 모르느냐”고 힐난한 뒤 잉어를 연못에풀어 기르면서 물 온도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박 총리는 또 관리인들이 선진국의 공원관리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마련해보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으며, 안내인과 관리인의 제복도 보다 세련된 것으로 바꿔보라고 제안했다.총리가 직접 나서서 지시하고 챙기는데야 변하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박 총리는 지난주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간부회의에서 “이제야 비원(秘苑)이 비원다워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만족감의 이면에는 일부 국무위원들에 대한 불만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박 총리는 일부 국무위원이 해당부처를 장악해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일을 게을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또 부진한 금융개혁과 국제수지 악화,노사분규,교육개혁 등 쉽게 개선되지않는 경제·사회적 현안은 박 총리에게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그런불만과 답답함이 박 총리를 후원을 거닐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이도운 정치팀 기자 dawn@
창덕궁 후원은 지난달부터 매주 일요일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와 부인 장옥자(張玉子)여사를 손님으로 맞고 있다.지난 94년 이후 골프를 치지 않고있는 박 총리는 취임후 일요일마다 한강고수부지나 여의도공원 등에서 산책하는 것을 운동이자 취미로 삼았다.4월 중순부터는 창덕궁 후원을 산책 장소로 택했다.그러나 박 총리는 단순한 관람객은 아니었다.
첫번째 방문에서 창덕궁측의 허락을 받아 비공개 지역을 한바퀴 돌아본 뒤박 총리는 관리인에게 담배꽁초 하나를 내밀었다.일반 관람객이 갈 수 없는지역에서 꽁초가 발견됐다면,관리인이 피우다 버린 것이 아니냐는 뜻이었다.
그 다음주 두번째 후원을 돌아본 뒤 박 총리는 관리인들에게 부용지(芙蓉池)와 옥류천(玉流川)의 수온(水溫)을 물었다.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박 총리는 “공원을관리하면서 물 온도도 모르느냐”고 힐난한 뒤 잉어를 연못에풀어 기르면서 물 온도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박 총리는 또 관리인들이 선진국의 공원관리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마련해보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으며, 안내인과 관리인의 제복도 보다 세련된 것으로 바꿔보라고 제안했다.총리가 직접 나서서 지시하고 챙기는데야 변하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박 총리는 지난주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간부회의에서 “이제야 비원(秘苑)이 비원다워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만족감의 이면에는 일부 국무위원들에 대한 불만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박 총리는 일부 국무위원이 해당부처를 장악해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일을 게을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또 부진한 금융개혁과 국제수지 악화,노사분규,교육개혁 등 쉽게 개선되지않는 경제·사회적 현안은 박 총리에게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그런불만과 답답함이 박 총리를 후원을 거닐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이도운 정치팀 기자 dawn@
2000-05-0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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