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과 상담을 할 때는 ‘미옌즈(面子:체면)’를 세워줘야 제대로 된다.아는 사람을 엮거나 친분을 쌓아 ‘관계(關係:연줄)’를 구축해야 일이 돌아간다.한국인과 비슷한 중국인의 기질이다.
한국사람들은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두서너개만 달라’고 말한다.서양인이 어리둥절할 희안한 셈이 통한다.‘대충 마무리해.적당히 하라’는 말도흔하다.중국인이 걸핏하면 내뱉는 ‘차부두어(差不多:그게 그거야)’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적당주의가 한국인 몸에도 배어있다.
국내 한 대학은 학생 100명과 중국인 남녀 1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중국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두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공통적으로 숫자 4를 가장 싫어한다.
인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공적이라면 한국,일본과 중국 등 초록동색(草綠同色)처럼 보이는 동북 아시아인들의 기질과 문화의 차이에 주목한 점이다.“중국인들은 일본인보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라틴계 가톨릭 사회와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가족 외의 타인을 불신하며 가족이 기업을 소유·경영하는 경우가 많다.”그는 또 “한국은 일본에서 보이는 비혈연 입양 관행이 없는 점에서 중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중 양국인의 가장 큰 차이는 자존심과 원한의 깊이이다.중국사람은 상처를 준 상대방을 가슴 속깊이 잊지 않는다.얼마 지나면 쉽게 잊는 한국인의 건망증과 대조적이다.우리정부가 동북아의 신 질서를 만들려고 한·중·일 3개국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중국의 일본에대한 경계심과 적대감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중국은 자신을 침략한 일본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일보가 발간한 ‘중국이 당면한 긴요문제의 해결’이란 책자가 눈길을 끈다.이 책은 중국 수교국들의 친밀도를 5단계로 나눈 뒤 한국을3번째 단계인 ‘동반자적 관계’내에서도 ‘우호합작형 국가’로 구분했다.
미국,일본 등의 ‘잠재 적수’보다 친밀감이 더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천수이볜 대만 총통당선자도 9일 “우선적으로 한국과의 실질적인 관계를 회복시킬 방침”이라며한국 중시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과 대만이 과거보다 한국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는 무엇보다 최근의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인과 한국인간 의식의 유사성도 한몫하지 않았을까.남북 정상회담 교섭이 베이징을 무대로 이루어진 것도 심리적 친밀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한국사람들은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두서너개만 달라’고 말한다.서양인이 어리둥절할 희안한 셈이 통한다.‘대충 마무리해.적당히 하라’는 말도흔하다.중국인이 걸핏하면 내뱉는 ‘차부두어(差不多:그게 그거야)’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적당주의가 한국인 몸에도 배어있다.
국내 한 대학은 학생 100명과 중국인 남녀 1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중국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두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공통적으로 숫자 4를 가장 싫어한다.
인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공적이라면 한국,일본과 중국 등 초록동색(草綠同色)처럼 보이는 동북 아시아인들의 기질과 문화의 차이에 주목한 점이다.“중국인들은 일본인보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라틴계 가톨릭 사회와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가족 외의 타인을 불신하며 가족이 기업을 소유·경영하는 경우가 많다.”그는 또 “한국은 일본에서 보이는 비혈연 입양 관행이 없는 점에서 중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중 양국인의 가장 큰 차이는 자존심과 원한의 깊이이다.중국사람은 상처를 준 상대방을 가슴 속깊이 잊지 않는다.얼마 지나면 쉽게 잊는 한국인의 건망증과 대조적이다.우리정부가 동북아의 신 질서를 만들려고 한·중·일 3개국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중국의 일본에대한 경계심과 적대감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중국은 자신을 침략한 일본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일보가 발간한 ‘중국이 당면한 긴요문제의 해결’이란 책자가 눈길을 끈다.이 책은 중국 수교국들의 친밀도를 5단계로 나눈 뒤 한국을3번째 단계인 ‘동반자적 관계’내에서도 ‘우호합작형 국가’로 구분했다.
미국,일본 등의 ‘잠재 적수’보다 친밀감이 더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천수이볜 대만 총통당선자도 9일 “우선적으로 한국과의 실질적인 관계를 회복시킬 방침”이라며한국 중시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과 대만이 과거보다 한국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는 무엇보다 최근의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인과 한국인간 의식의 유사성도 한몫하지 않았을까.남북 정상회담 교섭이 베이징을 무대로 이루어진 것도 심리적 친밀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2000-04-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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