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이버세계의 조정자’시솝’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이버세계의 조정자’시솝’

안병엽 기자 기자
입력 2000-03-31 00:00
수정 2000-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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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보고와 문서를 전자결재로 처리하다가도 한번씩 클릭해보는 곳이 우리 부의 전자게시판이다.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에서부터 N세대의 유머까지 정보통신부 직원들의 휴식처이자 공동 관심사에 대한 토론의 장인 셈이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요즈음 학교·취미·직업·관심사항 등 다양한 동질성을 기초로 한 ‘사이버 커뮤니티’가 가상공간에서 활발히 형성·발전되고 있다.일부 PC통신의 동호인 모임에서 출발한 이 새로운 공동체는 이제 수많은 회원과 동질성을 기초로 기업 광고의 주요 대상이 되어 정보제공업(IP) 등 신산업의 토대가 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사를 결집하여 집단적인 의사를 표명하는가 하면,e-메일(전자우편) 교환,친목 도모 등을 통해 전통사회의 끈끈한 유대를 새롭게 형성해 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사이버 커뮤니티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 시솝(sysop·system operator의 약어)이다.시솝은 원래 우리가 인터넷이나 PC통신에서 접속하게 되는 다양한 종류의 게시판(BBS)과 사이버그룹의 운영자를 뜻한다.대면적인 인간관계를 기초로 공동체의 합의를 거쳐 지도자를 결정하는 기존의 그룹과는 달리 익명성을 기초로 하는 가상그룹에서의 의사결정은 바로 시솝을 통해 이루어진다.이제 시솝은 또 다른 인간공동체의 조정자인 것이다.만약 시솝이 이러한 익명성을 기반으로 극단적인 허구를 추구한다면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라더’와 같은 미래사회의 새로운 지배자가 될 수있음을 우리는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시솝은 기술 중심의 비인간적인 사이버 공간에 사람의 냄새를 불러넣고,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사이버 공간과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수행한다.누구나 탈퇴가 자유로운 사이버그룹에서 좀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으로 인터넷상의다양한 콘텐츠가 새롭게 개발되고,이를 통해 지식과 정보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활용되는 것이다.

이제 사이버 커뮤니티를 건전하게 육성하여 인터넷 공간을 이야기가 꽃피는 어릴 적 사랑방으로 만들고,이를 통해 신산업을적극 육성해야 할 때다.그러기 위해서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새로운 규범들을 정립해 나가는 한편 건전한 정보 공간을 위한 네티즌들의 자율적인 노력 또한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安炳燁 정통부장관
2000-03-31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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