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석기문화’ 책 낸 임효재교수

‘한국신석기문화’ 책 낸 임효재교수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2000-03-31 00:00
수정 2000-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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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재 서울대 고고학과교수(58)는 자신을 가리켜 “돈 안되는 사람”이라고 농담을 한다.평생의 업으로 학자를,그것도 고고학을 택한 것도 모자라,인기없는 신석기시대를 전공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임교수가 자신의 고고학 역정을 집대성한 ‘한국 신석기 문화’(집문당)를 펴냈다.이 책은 신석기시대에 관한 고고학적 성과를 한데 모아 진지하게 재정립하고,최근의 새로운 해석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임교수는 그동안 양양 오산리유적 및 오이도패총 등 수많은 발굴조사를 주도했다.그 결과 한국 신석기시대의 상한을 종래 학설보다 2,000년이나 끌어올려 기원전 6,000년이라는 사실을 밝히고,한반도 전체 신석기시대의 편년을가능케 하는 성과를 올렸다.그의 연구활동이 곧 한국의 전체 신석기시대 연구성과와 맏물려 돌아간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머릿말에서 이렇게 평생 신석기시대에 열정을 바치게 된 계기를 흥미롭게 설명한다.1960년대초 어느날 서울대 고고학과 3년생인 그는 김원룡교수를 따라 강원도 춘천의 봉의산 중턱에서 발견된 신석기 동굴유적을 찾아갔다.대학부지를 닦는 과정에서 뜻밖에 사람뼈와 빗살무늬토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가 유물을 수습한 첫 경험이었기 때문에 두고두고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이 토기를 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이들이 최초의 정착인이라면 한민족의 기원과 직결되어 있을텐데.이런 갖가지 의문이 결국 신석기시대에 매달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임교수는 신석기시대가 왜 인기없는 학문이 됐는지를 분석하고,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일도 잊지않았다.1910년대 출범한 한국 고고학의 결코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신석기시대가 관심의 주대상으로 등장한 일은 한번도없었다고 말한다.고고학을 들여온 일본인 학자들은 선사유적의 발굴조사나연구보다는 금·은붙이가 쏟아져나오는 낙랑고분이나 신라고분 발굴에만 치중했다.

60년대부터 선사유적 발굴이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했지만 한반도에서 구석기시대가 있었음을 부정하는 상황이던만큼 구석기시대에만 촛점이 맞추어졌다.새로운 구석기유적 발굴은 학계는 물론 사회적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기때문이었다고 한다.

임교수는 “신석기시대는 이 땅에서 최초의 정착생활이 시작된만큼 한민족기원을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라면서 “앞으로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지역과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2000-03-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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