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 총선후보·경찰관 10여년만에 ‘화해의 악수’

386세대 총선후보·경찰관 10여년만에 ‘화해의 악수’

전영우 기자 기자
입력 2000-03-23 00:00
수정 2000-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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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고 쫓던 관계에 있던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총선 후보와 경찰관이 10여년만에 만나 ‘화해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출마하는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임종석(任鍾晳·35·민주당)후보는 지난달 19일 성동경찰서를 방문,자신이 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으로 있을 때 ‘임종석 전담 검거반’이었던 한 경찰관을 만났다.그는 “그 때 임후보를 9개월 동안 검거하지 못해 상부로부터계속 질책을 받고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면서도 “앞으로 나라 발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임후보의 손을 반갑게 잡았다.임후보는 “악연으로 시작했지만 좋은 인연으로 맺음하자”면서 “정치인과 공무원으로 함께 나라 발전을 위해 힘쓰자”고 답했다.한양대 근처 사근파출소를 방문했을 때는 한 경찰관이 “당시 시위 때문에 엉망이 된 파출소 유리창과 문이 아직 그대로 있다”면서 “당선이 되면 새 것으로 교체해달라”고 농담을건네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 갑구에 출마하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우상호(禹相虎·38·민주당)후보는 최근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자신을 밀착 감시했던 정보과조모 경사(45)를 만났다.

우후보는 “저희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죠”라고 인사했다.14년째 정보과에서 일하는 조경사는 웃으면서 “80년대에는 시위가 끝나면 학생들과 소줏잔을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낭만도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서울 양천을구 오경훈(吳慶勳·36·한나라당)후보는 관내 파출소를 방문할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경찰관들이 먼저 알아보고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나선 것을 보니 정말 시대가 바뀌었음을 절감한다”면서 “운동할 때의 마음으로 깨끗한 정치를 일궈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동대문 을구에 출마한 허인회(許仁會·38·민주당)후보는 지난 1월 중순 청량리경찰서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이제 정말현실정치에 뛰어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자신을 추적했던성북서 정보과 형사였던 인모 경위(43)가 동대문구 전농3동 파출소장을맡고 있다는 소식을 최근 전해들은 허후보는 조만간 인경위와 만나 회포를 풀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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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이창구기자 ywchun@
2000-03-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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