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총통선거] ‘北風변수´속 부동표 잡기 총력

[타이완 총통선거] ‘北風변수´속 부동표 잡기 총력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2000-03-17 00:00
수정 200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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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臺北) 김규환특파원] 총통선거를 이틀 앞둔 16일 집권 국민당 롄잔(連戰)후보와 제1야당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후보,무소속의 쑹추위(宋楚瑜) 후보는 전국 곳곳을 누비며 막바지 유세를 펼쳤다. 후보들은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양안관계에 대해 첨예한 언급은 피하며 20%에 달하는 부동표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타이완 중부지역 자이(嘉義)시의 롄잔 후보 유세장.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롄잔 후보의 손을 잡고 등단하자 수만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롄잔,롄잔’을 연호했다.리 총통이 야당인 천 후보 암중지원설을 애써 불식시키려는듯 ‘롄후보는 21세기 타이완의 희망’‘나는 롄을 보증하고 롄을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지지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이어 등장한 롄 후보는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가 1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9기 3차대회의 폐막 회견에서 “새 총통이 독립 움직임을 보이면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천명한 것과 관련,“타이완은 주권국가이며 독립과 자치 권리를 갖고 있다”고 기존입장을 되풀이 강조했다.

타이베이시에서 막판 표다지기에 들어간 민진당 천수이볜 후보는 주룽지 총리가 자신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며 “중국이 타이완의 총통을 지정할 권리는 없다”며 “타이완 국민들은 타이완 총통을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타이완 국민들은 결코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중국 통일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타이완 런우(仁武)에서 유세를 벌인 무소속 쑹추위 후보는 중국의 무력불사 행위에 대해 우려감을 가진 부동층을 겨냥,“모든 타이완인들은 중국의 협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당선되면 중국 정부에 대해 건설적 대화를 제의,양안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통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51년동안 타이완을 통치해온 집권 국민당의 장기집권과 부패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이 국민당 롄후보로부터 등을 돌리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천 후보는 강력한 개혁의지를 높여 도시의 지식인층과 서민층으로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문제는 부동층의 향배.이들의 상당수가 이제는 바꿔보자는 열망과청렴성,개혁 이미지가 강한 천 후보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타이베이에서만난 택시기사 류정파(柳正發·44)는 “우리는 천을 좋아한다”며 “그의 젊고 강력한 개혁의지를 높이 사고 있다”고 말한다.

타이완 언론들은 마지막 남은 변수로 ‘북풍’영향을 집중 보도했다.중국시보(中國時報)와 연합보(聯合報)등 유력 신문들은 16일 전날 주룽지 총리의타이완 독립과 관련한 무력위협 발언을 일제히 머릿기사로 다루며 총통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 언론들은 북풍의 최대 피해자가 천 후보라고 분석했다.천 후보는 그동안 독립할 뜻을 강력히 밝힘에 따라 중국정부로부터 상당한 견제를 받아왔다고 밝혔다.자칫 북풍이 기득권층 및 대륙 출신유권자들에 큰 영향을 미쳐 국민당의 롄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khkim@
2000-03-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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