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49억여원의 국가예산도 절감하고 보험업계의 공정경쟁 풍토를 유도한 공공기관 직원이 있다.
한국 고속철도 건설공단의 김형근(金亨根·38) 외자부 과장이다.
김과장은 계약국 외자부에서 외자계약업무를 담당하면서 98년 11월 경부고속철도 차량 등 핵심기자재에 대한 보험 계약체결 업무를 맡아 처리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은 총 건설 사업비 18조 4,358억원 가운데 29%를 채권발행을 통해 자체 조달하게 되어 있다.
특히 차량,전차선,신호설비 등 핵심기자재는 향후 탈선·전복·과부하 등으로 생길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 발생 등에 따른 손해방지를 위해 발주자가이들 기자재를 보험에 가입시키는 게 일반적 추세다.
공단도 조립보험,배상책임 보험,전문직업 배상책임 보험 등 보험가입금액이2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보험을 체결하기로 했다.
문제는 보험업계 관행상 경쟁입찰을 실시해도 11개 보험사가 모두 대한재보험을 통해 같은 보험요율을 제시,피보험자로서는 결국 추첨으로 보험사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보험사간의 실질적인 경쟁을 통한 예산절감을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한전 등 다른 공공기관에서는 추첨으로 낙찰자를 결정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김과장은 보험사가 국·공채 등의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보험자산을운영하고 한국고속철도 공단이 발행할 예정인 채권도 보험사 투자대상이라는 점에 착안,11개 보험회사에 공단이 최소 500억원 이상 발행할 채권에 대한금액과 금리 등 인수조건을 내라고 제의했다.
당시 보험사들은 이같은 제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설명회에나왔던 일부 보험사 관계자들은 이같은 방식에 “특정업체를 봐주기위한 것아니냐”며 엉뚱한 오해를 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대형 국책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회사 이미지 제고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수금액과 금리 등 채권인수약정을 놓고 서로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공단측은 이같은 보험사간의 경쟁을 유도,당시 보험감독원의 경영평가에서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모 보험회사가 주축인 컨소시엄 대신,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한 현대해상 화재보험이주축이 된 컨소시엄을 계약대상자로 선정했다.공단측은 이를 통해 이자지급액을 줄이고 채권을 직접 인수토록 함으로써 증권사를 통한 발행 수수료도 한푼 들이지 않는 등 모두 49억3,000만원의예산을 절감했다.
90년에 7급 공채시험을 통해 조달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과장은 92년 7월 공단창단과 함께 줄곧 외자부에서 외자계약업무를 담당해온 계약통이다.
김과장은 “외자계약업무는 외자물품 운송,보험,통관업무 등도 알아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좀더 공부해 전문지식을 쌓아 나갈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한국 고속철도 건설공단의 김형근(金亨根·38) 외자부 과장이다.
김과장은 계약국 외자부에서 외자계약업무를 담당하면서 98년 11월 경부고속철도 차량 등 핵심기자재에 대한 보험 계약체결 업무를 맡아 처리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은 총 건설 사업비 18조 4,358억원 가운데 29%를 채권발행을 통해 자체 조달하게 되어 있다.
특히 차량,전차선,신호설비 등 핵심기자재는 향후 탈선·전복·과부하 등으로 생길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 발생 등에 따른 손해방지를 위해 발주자가이들 기자재를 보험에 가입시키는 게 일반적 추세다.
공단도 조립보험,배상책임 보험,전문직업 배상책임 보험 등 보험가입금액이2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보험을 체결하기로 했다.
문제는 보험업계 관행상 경쟁입찰을 실시해도 11개 보험사가 모두 대한재보험을 통해 같은 보험요율을 제시,피보험자로서는 결국 추첨으로 보험사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보험사간의 실질적인 경쟁을 통한 예산절감을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한전 등 다른 공공기관에서는 추첨으로 낙찰자를 결정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김과장은 보험사가 국·공채 등의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보험자산을운영하고 한국고속철도 공단이 발행할 예정인 채권도 보험사 투자대상이라는 점에 착안,11개 보험회사에 공단이 최소 500억원 이상 발행할 채권에 대한금액과 금리 등 인수조건을 내라고 제의했다.
당시 보험사들은 이같은 제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설명회에나왔던 일부 보험사 관계자들은 이같은 방식에 “특정업체를 봐주기위한 것아니냐”며 엉뚱한 오해를 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대형 국책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회사 이미지 제고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수금액과 금리 등 채권인수약정을 놓고 서로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공단측은 이같은 보험사간의 경쟁을 유도,당시 보험감독원의 경영평가에서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모 보험회사가 주축인 컨소시엄 대신,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한 현대해상 화재보험이주축이 된 컨소시엄을 계약대상자로 선정했다.공단측은 이를 통해 이자지급액을 줄이고 채권을 직접 인수토록 함으로써 증권사를 통한 발행 수수료도 한푼 들이지 않는 등 모두 49억3,000만원의예산을 절감했다.
90년에 7급 공채시험을 통해 조달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과장은 92년 7월 공단창단과 함께 줄곧 외자부에서 외자계약업무를 담당해온 계약통이다.
김과장은 “외자계약업무는 외자물품 운송,보험,통관업무 등도 알아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좀더 공부해 전문지식을 쌓아 나갈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2000-03-16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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