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북자 인도적 처리를

[사설] 탈북자 인도적 처리를

입력 2000-01-11 00:00
수정 2000-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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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가다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억류됐던 탈북자 가족 7명이 지난 연말 중국으로 추방됐다는 소식은 안타깝고 충격적이다.이들이제3국이나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중국으로 다시보낸 러시아의 처사는 그것이 비록 중·러 국경조약에 따른 조치라 하더라도 탈북자 가족들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비인도적 행위이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1월10일 중국에서 러시아로 들어가려다 체포된 이들 탈북자 가족들은 그동안 러시아 당국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의해 난민 지위와한국행 의사가 확인돼 한국행이 긍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었다.러시아가 갑자기 이들을 중국으로 되돌려보낸 것은 북한과의 마찰을 피하고 탈북자 문제에 복잡하게 얽혀들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러시아가 탈북자 가족들을 인도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중국으로 추방한 이상 중국으로서도이들을 북한으로 송환할 가능성이 크며,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제3국에서의 탈북자 처리문제는 가급적 조용히 처리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탈북자 문제가 공식화되면처리가 오히려 어려워질 뿐 아니라 자칫하면 주권침해 시비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신중한 입장은 이해가 된다.그러나 이번 탈북자 가족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고 본다.이미 문제가 국제적으로 공론화되어 더이상 조용한 처리가 불가능하게 돼버렸고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이들의 북송은 막을 길이 없는 딱한 상황이다.

대한적십자사와 북한인권 시민연합 등은 이미 국제적십자연맹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등 국제기구에 이들의 인도적 처리를 요청했다.이들의 탈북동기가 정치적 목적이 아닌 먹을 것을 찾기위한 것이며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될경우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들이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국제기구가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번 경우에는 탈북자 가족들의 북송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유엔등 국제기구의협조를 얻는 것은 물론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탈북자 가족들의 난민지위를 인정하여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보내주도록 하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북한과의 관계 등으로 당장 3국행이 어렵다면 중국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방안 등으로 최소한북송만은 막아야 한다.이번 경우가 어떻게 처리되느냐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탈북자 처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인도적 판단에 따른 중국 정부의 현명한 처리도 기대한다.

2000-01-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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