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불법 퇴치 署長에 협박이라니

[오늘의 눈] 불법 퇴치 署長에 협박이라니

이랑 기자 기자
입력 2000-01-08 00:00
수정 2000-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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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첫 여자 경찰서장인 김강자(金康子)종암경찰서장이 지난 6일 부임하자마자 협박전화에 시달렸다.

서울지역의 대표적 홍등가인 ‘미아리 텍사스촌’ 일부 업주들이 “이런 식으로 단속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루종일 위협했기 때문이다.

충북 옥천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매매춘을 부추기는 ‘티켓 다방’을 정화했던 김서장은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이 순시차 들렀을 때 “미아리 텍사스촌이 있는 종암경찰서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전해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김서장은 취임일인 6일 낮과 밤 두 차례에 걸쳐 홍등가를 순시하는 등 정화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협박 또는 항의전화를 하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우린 어떻게 먹고 살아가란 말이냐”는 하소연처럼 미아리 텍사스촌은 1만여평에 260여개의 윤락업소가 밀집해 있어 업주와 접대부들의 ‘밥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서장이 홍등가 자체를 ‘싹쓸이’하겠다고 작심한 것은 아니다.법에 따라 미성년자를 고용한 업소와 이들의 윤락 행위를 근절하려는 것이다.

경찰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김서장이 티켓다방을 정화한 것도 다방을 통한 윤락 행위를 막은 것이었지다방 자체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김서장을 협박하는 것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다.업주들은 반발하기에 앞서 김서장의 뜻을 잘 헤아려 자율정화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미성년자를 윤락녀로 고용하지 못하도록 자체 감시체계를 갖추는등의 자구책도 마련해야 한다.

서울경찰청도 김서장의 계획을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서울경찰청고위 관계자는 7일 “김서장에게 달려드는 사람은 간 큰 사람”이라면서 “김서장이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장이 협박전화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끝까지 해내십시오.서장님,힘내십시오”라는 등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

시민의식이 살아있는 한 불법은 근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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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사회팀기자 rangrang@
2000-01-0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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