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야만성과 광기,그리고 서로를 향한 끝없는 억압과 수탈의 욕망이 남김없이 드러났던 저 20세기의 위대한 빛이 지평선 위로 무너지고,이제 우리는 세 번째 천년의 서막을 맞았다.
또한 우리는 전환기 때마다 으레 반복되는 언어의 성찬(盛饌)을 최근에 그야말로 현란하게 치르기도 했다.그러나 그 숱한 선언적 진술과 주장 속에도 우리의 삶이 기댈 언덕은 없다.하지만 아무리 언어의 공허함이 따르더라도,우리는 새로운 세기의 삶의 원리를 20세기에 대한 반성 속에서 찾아야 한다.나는 그것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영혼과 타자를 자신의 삶 속에수평적으로 공존시킬 줄 아는 이의 삶을 통해 나타나리라고 믿는다.
가령,지리산에 올라 계곡물을 어지럽히며 취사를 일삼는 이들을 우리는 더이상 산을 사랑하는 이들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그들이 밤낮없이 산을 찾으며 거기서 인생의 위대한 경지를 깨달았다고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다.그들의귀에는 썩어가는 물을 흘려야 하는 산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산의 눈물과 신음을 보고 들으며,나무들의 나이테의 깊이까지 헤아릴 줄 아는 영혼이라면,자신의 편의를 위해 산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산을 깎아 편의의 절정인 콘도 따위를 세우지 않는다.산을 정복하고 그 안에서 즐기는 태도가 20세기적 사고방식이었다면,이제는 ‘산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한다.그래야 타자(他者)들을 억압하면서 지배욕을 충족했던 20세기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세기의 삶의 원리를 찾을 수 있다.그래서 ‘나는 타자다’ 다른 사람을(심지어는 자연까지) 철저하게 자신의 지배하에 두려고 싸웠던20세기적 기율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적 완성을 추구하면서도 타자들을 자신의 삶 속에 평등하게 수용하는 열린 마음이 더없이 소중한 시기이다.
그래서 일제하의 민족시인 윤동주의 기도처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고민하는 성정(性情)과 타자를 존중하는 열린 마음은 21세기에 더욱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다.바로 우리가 그것을 부추기고 확장하고 완성해야 한다.
[서남대학교 국문과교수 유 성 호] 대 한 매 일 구 독 신청 721-5555)
또한 우리는 전환기 때마다 으레 반복되는 언어의 성찬(盛饌)을 최근에 그야말로 현란하게 치르기도 했다.그러나 그 숱한 선언적 진술과 주장 속에도 우리의 삶이 기댈 언덕은 없다.하지만 아무리 언어의 공허함이 따르더라도,우리는 새로운 세기의 삶의 원리를 20세기에 대한 반성 속에서 찾아야 한다.나는 그것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영혼과 타자를 자신의 삶 속에수평적으로 공존시킬 줄 아는 이의 삶을 통해 나타나리라고 믿는다.
가령,지리산에 올라 계곡물을 어지럽히며 취사를 일삼는 이들을 우리는 더이상 산을 사랑하는 이들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그들이 밤낮없이 산을 찾으며 거기서 인생의 위대한 경지를 깨달았다고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다.그들의귀에는 썩어가는 물을 흘려야 하는 산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산의 눈물과 신음을 보고 들으며,나무들의 나이테의 깊이까지 헤아릴 줄 아는 영혼이라면,자신의 편의를 위해 산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산을 깎아 편의의 절정인 콘도 따위를 세우지 않는다.산을 정복하고 그 안에서 즐기는 태도가 20세기적 사고방식이었다면,이제는 ‘산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한다.그래야 타자(他者)들을 억압하면서 지배욕을 충족했던 20세기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세기의 삶의 원리를 찾을 수 있다.그래서 ‘나는 타자다’ 다른 사람을(심지어는 자연까지) 철저하게 자신의 지배하에 두려고 싸웠던20세기적 기율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적 완성을 추구하면서도 타자들을 자신의 삶 속에 평등하게 수용하는 열린 마음이 더없이 소중한 시기이다.
그래서 일제하의 민족시인 윤동주의 기도처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고민하는 성정(性情)과 타자를 존중하는 열린 마음은 21세기에 더욱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다.바로 우리가 그것을 부추기고 확장하고 완성해야 한다.
[서남대학교 국문과교수 유 성 호] 대 한 매 일 구 독 신청 721-5555)
2000-01-06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