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르스크 이도운 김명국특파원] 세계 최대의 핵 폐기물 매립지인 러시아의 오조르스크에서 누출된 방사능 물질이 주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시베리아 전체에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오조르스크는 러시아 우랄산맥 동남부의 중심도시인 첼랴빈스크에서 동북쪽으로 180km가량 떨어진 비밀 도시다.이 비밀도시에서 옛 소련은 전략 핵 미사일의 탄두를 만들었다.지난 62년 러시아에 추락한 미국 정찰기 U-2는 바로이 오조르스크의 핵 시설을 촬영하려다 예카테린부르그 미사일 기지에서 날아온 대공미사일을 맞은 것이다.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오조르스크의 과학자들은 핵탄두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핵 폐기물을 카라젠이라고 불리는 부근 호수와 땅 밑에 버렸다.특히 70년대까지는 특별한 처리 기술도 없었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 덩어리가그대로 묻혔다고 한다.
또 지난 90년 옛 소련이 붕괴한 뒤 궁핍해진 러시아는 서유럽 각국이 처치곤란해하는 핵 폐기물을 오조르스크로 반입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오조르스크는 바야흐로 세계 최대의 핵 쓰레기장이 된 것이다.
취재진은 지난해 10월23일 첼랴빈스크에 도착,오조르스크 진입을 시도했다.
일단 교통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승용차를 대절하려 했다.러시아에서는 거리에 나와 있는 승용차는 대부분이 택시 영업을 한다.그러나 운전사들은 한결같이 “오조르스크에는 갈 수도 없고 가고 싶지도 않다”고 거절했다.11차례나 실패를 한 뒤 택시 한대를 세워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탔다.시내를 돌며운전사를 설득했다.타타르 인종인 운전사 자키는 “그렇다면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가보겠다”고 승낙했다.
첼랴빈스크 북쪽 외곽도로를 타고 우랄산맥과 시베리아 서부 벌판 사이를 2시간 10분쯤 달리니 이정표 없는 좌회전 도로가 나왔다.
이곳이 바로 세계 최대의 핵도시 오조르스크로 가는 입구다.어느 지도에도표시되지 않고,주소도 없다.오조르스크의 입구는 이런 곳에 그런 대단한 도시가 있는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산했다.도시의 주요시설이 대부분 지하에 건설됐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그러나 차를 좌회전시켜 도로 초입으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경고판이 취재진을 맞았다.외부인의 통행이 엄격히 금지된다는 경고다.
운전사 자키는 경고판을 넘어서기만 하면 경찰이 나타나 여권을 뺏고 경찰서로 데려간다면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이미 경고판까지도착하기 전에도 몇차례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물론 경찰에게는 오조르스크에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자키는 “경찰서에 끌려가는 것도 괴롭지만,오조르스크에 들어가면 당신들 몸도 성치 않을 것”이라고 겁을 주기도 했다.
오조르스크의 정확한 규모와 인구는 알려져 있지 않다.시 전체는 군인들의철통같은 경비를 받고 있으며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날마다 전기철조망에 걸려 죽는 사슴,토끼같은 짐승이나 새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오조르스크에 거주하는 사람은 과학자와 군인 그리고 그 가족들이다.지난 90년까지는 3년에 한번,91년부터는 1년에 한번 비자를 발급해 외부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를 초청할 수 있다.첼랴빈스크에서 만난 자동차 정비사 이고르(32)는 형이 오조르스크의 경비 장교로 근무한다고 밝혔다.그는 형을 만났을때 안전을 걱정하자 “이곳에서 사고가 나면 지구 전체가 멸망한다”면서 “나만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꾸했다고 전했다.
오조르스크는 이미 지난 49년과 57,67년에 핵 폐기물 창고의 방사능 누출등 사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러시아의 환경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이라고 지목하고 있다.특히 57년 사고 당시누출된 방사능 오염물질의 양은 체르노빌 사고 당시의 2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 오조르스크와 인근 대도시 첼랴빈스크에 또다시 새로운 핵 오염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핵 폐기물이 버려진 카라첸 호수 바닥의 지반이 무너지면서 오염된 물이 지하수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지하수는 인근의 미아스·쩨챠·루스카야 강과 연결된다.
또 쩨챠·루스카야 강은 서부 시베리아의 젖줄인 이르뜨쉬·오비·예니세이 강과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세 강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첼랴빈스크의 환경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세 강은 북극해로흘러들기 때문에 시베리아의 환경오염은 지구촌 전체의 재앙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오조르스크 입구에서 차를 돌린 취재진은 카라첸 호수의 지하수와 연결됐다는 루스카야 강을 찾았다.몇년까지만 해도 강 주변에 줄을 쳐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그러나 알게모르게 줄이 제거됐다.현재는 이 지역을 떠나지 못하고남은 인근 주민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부근 마을 바쟈 오드카에 사는 한 주민은 “최근 카라첸 호수에서 눈이 없는 물고기가 잡히고 주변 마을에 혈액암에 걸리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 사는 성인은 모두 환자”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카라첸 호숫물이 지하수로 흘러가 인근 강들까지 오염된 것을 다 아는데 신문에서는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단편적인 보도만 나오고,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첼랴빈스크 시내에는 러시아 핵미사일 개발의 아버지인 이고르 쿠르차드 박사 공원이 있다.공원 가운데 자리잡은 쿠르차드 박사의 동상에는 깨진 술병이 나돌고심한 욕설이 적혀 있었다.한때 원자탄 개발의 아버지가 환경 재앙의 주범으로 원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오조르스크가 속해있는 첼랴빈스크 주(州) 정부측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
조마레프 발레레이 미하일로비치 주지사 제1보좌관은 “처음 원자탄을 만들때 많은 핵 폐기물이 발생했다”면서 “그러나 당시에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호수에 버리거나 땅을 파고 묻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오조르스크와 같은 갖가지 비밀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밀도시가 외국 자본을 끌어오면 세금을 감면하는 특별법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알베르크 에날리브 경제담당 부지사는 “그건 모스크바에 있는 국회의원들 생각이지,어디까지나 비밀도시인데 외국인이 들어가겠느냐”고 가능성을 일축했다.주 정부 관계자는 “오조르스크에서 아직도 핵탄두를 만드는지 여부가 비밀인데 어떻게 그 시를 공개하겠느냐”고 반문했다.첼랴빈스크에 사는 주민은 누구나 오조르스크의 존재와 방사능 오염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오조르스크에 대한 말을 하면서도 “나에게 들었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몇번씩 당부했다.
오조르스크는 러시아 우랄산맥 동남부의 중심도시인 첼랴빈스크에서 동북쪽으로 180km가량 떨어진 비밀 도시다.이 비밀도시에서 옛 소련은 전략 핵 미사일의 탄두를 만들었다.지난 62년 러시아에 추락한 미국 정찰기 U-2는 바로이 오조르스크의 핵 시설을 촬영하려다 예카테린부르그 미사일 기지에서 날아온 대공미사일을 맞은 것이다.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오조르스크의 과학자들은 핵탄두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핵 폐기물을 카라젠이라고 불리는 부근 호수와 땅 밑에 버렸다.특히 70년대까지는 특별한 처리 기술도 없었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 덩어리가그대로 묻혔다고 한다.
또 지난 90년 옛 소련이 붕괴한 뒤 궁핍해진 러시아는 서유럽 각국이 처치곤란해하는 핵 폐기물을 오조르스크로 반입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오조르스크는 바야흐로 세계 최대의 핵 쓰레기장이 된 것이다.
취재진은 지난해 10월23일 첼랴빈스크에 도착,오조르스크 진입을 시도했다.
일단 교통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승용차를 대절하려 했다.러시아에서는 거리에 나와 있는 승용차는 대부분이 택시 영업을 한다.그러나 운전사들은 한결같이 “오조르스크에는 갈 수도 없고 가고 싶지도 않다”고 거절했다.11차례나 실패를 한 뒤 택시 한대를 세워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탔다.시내를 돌며운전사를 설득했다.타타르 인종인 운전사 자키는 “그렇다면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가보겠다”고 승낙했다.
첼랴빈스크 북쪽 외곽도로를 타고 우랄산맥과 시베리아 서부 벌판 사이를 2시간 10분쯤 달리니 이정표 없는 좌회전 도로가 나왔다.
이곳이 바로 세계 최대의 핵도시 오조르스크로 가는 입구다.어느 지도에도표시되지 않고,주소도 없다.오조르스크의 입구는 이런 곳에 그런 대단한 도시가 있는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산했다.도시의 주요시설이 대부분 지하에 건설됐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그러나 차를 좌회전시켜 도로 초입으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경고판이 취재진을 맞았다.외부인의 통행이 엄격히 금지된다는 경고다.
운전사 자키는 경고판을 넘어서기만 하면 경찰이 나타나 여권을 뺏고 경찰서로 데려간다면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이미 경고판까지도착하기 전에도 몇차례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물론 경찰에게는 오조르스크에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자키는 “경찰서에 끌려가는 것도 괴롭지만,오조르스크에 들어가면 당신들 몸도 성치 않을 것”이라고 겁을 주기도 했다.
오조르스크의 정확한 규모와 인구는 알려져 있지 않다.시 전체는 군인들의철통같은 경비를 받고 있으며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날마다 전기철조망에 걸려 죽는 사슴,토끼같은 짐승이나 새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오조르스크에 거주하는 사람은 과학자와 군인 그리고 그 가족들이다.지난 90년까지는 3년에 한번,91년부터는 1년에 한번 비자를 발급해 외부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를 초청할 수 있다.첼랴빈스크에서 만난 자동차 정비사 이고르(32)는 형이 오조르스크의 경비 장교로 근무한다고 밝혔다.그는 형을 만났을때 안전을 걱정하자 “이곳에서 사고가 나면 지구 전체가 멸망한다”면서 “나만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꾸했다고 전했다.
오조르스크는 이미 지난 49년과 57,67년에 핵 폐기물 창고의 방사능 누출등 사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러시아의 환경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이라고 지목하고 있다.특히 57년 사고 당시누출된 방사능 오염물질의 양은 체르노빌 사고 당시의 2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 오조르스크와 인근 대도시 첼랴빈스크에 또다시 새로운 핵 오염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핵 폐기물이 버려진 카라첸 호수 바닥의 지반이 무너지면서 오염된 물이 지하수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지하수는 인근의 미아스·쩨챠·루스카야 강과 연결된다.
또 쩨챠·루스카야 강은 서부 시베리아의 젖줄인 이르뜨쉬·오비·예니세이 강과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세 강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첼랴빈스크의 환경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세 강은 북극해로흘러들기 때문에 시베리아의 환경오염은 지구촌 전체의 재앙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오조르스크 입구에서 차를 돌린 취재진은 카라첸 호수의 지하수와 연결됐다는 루스카야 강을 찾았다.몇년까지만 해도 강 주변에 줄을 쳐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그러나 알게모르게 줄이 제거됐다.현재는 이 지역을 떠나지 못하고남은 인근 주민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부근 마을 바쟈 오드카에 사는 한 주민은 “최근 카라첸 호수에서 눈이 없는 물고기가 잡히고 주변 마을에 혈액암에 걸리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 사는 성인은 모두 환자”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카라첸 호숫물이 지하수로 흘러가 인근 강들까지 오염된 것을 다 아는데 신문에서는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단편적인 보도만 나오고,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첼랴빈스크 시내에는 러시아 핵미사일 개발의 아버지인 이고르 쿠르차드 박사 공원이 있다.공원 가운데 자리잡은 쿠르차드 박사의 동상에는 깨진 술병이 나돌고심한 욕설이 적혀 있었다.한때 원자탄 개발의 아버지가 환경 재앙의 주범으로 원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오조르스크가 속해있는 첼랴빈스크 주(州) 정부측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
조마레프 발레레이 미하일로비치 주지사 제1보좌관은 “처음 원자탄을 만들때 많은 핵 폐기물이 발생했다”면서 “그러나 당시에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호수에 버리거나 땅을 파고 묻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오조르스크와 같은 갖가지 비밀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밀도시가 외국 자본을 끌어오면 세금을 감면하는 특별법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알베르크 에날리브 경제담당 부지사는 “그건 모스크바에 있는 국회의원들 생각이지,어디까지나 비밀도시인데 외국인이 들어가겠느냐”고 가능성을 일축했다.주 정부 관계자는 “오조르스크에서 아직도 핵탄두를 만드는지 여부가 비밀인데 어떻게 그 시를 공개하겠느냐”고 반문했다.첼랴빈스크에 사는 주민은 누구나 오조르스크의 존재와 방사능 오염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오조르스크에 대한 말을 하면서도 “나에게 들었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몇번씩 당부했다.
2000-01-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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