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비평] 밀레니엄과 언론의 장삿속

[매체비평] 밀레니엄과 언론의 장삿속

정연구 기자 기자
입력 2000-01-05 00:00
수정 2000-01-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밀레니엄은 분명 한 천년을 일컫는 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언론에서 쓰는 밀레니엄은 이것이 천년을 일컫는 말인지 백년을 일컫는 말인지,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일컫는 말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천년간을 일컫는 영어가 밀레니엄이라는 단순하고도 또렷했던 기억마저도가끔은 혼돈을불러일으킬 정도이다.

신문산업의 미래와 한국 신문업의 과제를 논하고자 하는 자리에서 어떻게생각하면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멀리서 서두를 잡은 것은 이 말을 쓰고 있는 한국언론의 요즈음 행태가 외국언론은 제쳐두고라도 최소한 한국 신문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보여줄수4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그리고 비단 신문 뿐 아니라 국내외의 인쇄,전파매체를 막론하고 이 말은 큰 혼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 단적인 예가 바로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지난 한 세기를 되돌아보는 내용을 화면과 지면에 심심찮게 내보낸 것이다.

엄격히 말하자면 아직 20세기는 끝나지 않았다.흔히들 그렇게 ‘대망’한다는 21세기는 정확히 말해 내년인 2001년 1월 1일부로 시작되는 것이다.그런이유로 올해에 걸맞는 기획을 하자면 지난 천년을 되돌아보고 그 흐름을 짚어 새 천년을 한 번쯤 상상하거나 예견하는 기회를 가졌어야 옳았다.

시간 계산의 수리적 이유도 이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21세기의 첫 발걸음을 정말로 새로운 안목과 내용으로 내딛기 위한 준비작업을 아직은 20세기인 1년간 차분히 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에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의 언론들은 너나 없이 경쟁적으로 2000년과 21세기를 도매금으로 싸잡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만급급했다.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모으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어떤 생산적인결론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토론의 광장으로서가 아니라 보다 많은 광고와 판매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이벤트 상품으로서만 주로 활용된 것이 아니었나 한다.거칠게 요약하는 것이 되겠지만 바로 언론의 상업주의가 그대로 잘드러난 대목이다.

언론의 상업주의는 20세기적 산물이지만 1천년대의 산물이라고는 하기 어렵다.언론의 상업주의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신문의 경우 19세기 후반부터이며 20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정점에 달했다고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세기만 하더라도 할 말을 하기 위해 매체를 발간하였지 매체를 발간하기 위해 할 말을 수집하고 만들지는 않았다. 적어도 메시지가 미디어에종속되거나소외되는 상업주의 현상은 19세기 중반 이전만 하더라도 없었다는이야기다.

흔히들 인터넷,전자신문이 훨씬 더 보편화되는 미래 멀티미디어 시기에 있어서 현재와 같은 종이신문이 살아남을 것인가를 신문산업의 미래와 관련하여 제일의 화두로 삼곤 한다.여기에 대한 답도 1,000년을 주기로 하느냐,100년을 주기로 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0년에 함몰된 채로 미래 100년을 생각하는 대답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종이신문을 만드는 현재의 신문사들이 창구 다양화라는 범위의 경제를 실현시킨다는 차원에서인터넷이나 전자신문을 겸영하는 것 등을 말할 수 있겠다.

매체의 상업주의를 절대적 전제로 하는 대답이다.

반면 지난 100년을 상대화시켜볼 수 있는 1,000년을 단위로 한다면 여러가지 다른 대답이 가능하겠다.필자라면 그 가운데 새 천년에 오히려 더 많은1가치를 가져다줄 것 같은 탈 상업주의를 기반으로 많은 대안을 찾겠다.

정연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2000-01-05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