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기] ‘역사의 길목에 선 31인의 선택’

[쉽게읽기] ‘역사의 길목에 선 31인의 선택’

오미영 기자 기자
입력 1999-12-27 00:00
수정 1999-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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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상황은 언제나 ‘이것’ 아니면 ‘저것’일 수 밖에 없는 두 갈래 길 앞에 펼쳐져 있는경우가 다반사요,결국 그것을 선택하는 순간으로 인해 모든 것이 결정지어지곤 한다.그런 의미에서 선택은 운명을 낳는 결과에 다름 아니다.

한 개인에게 있어 선택이 곧 운명이라면 국가에 있어서 선택은 역사다.역사의 물줄기는 그 시대를 이끌었던 인물들이 갈림길 앞에서 선택을 놓고 고뇌했던 방향대로 흐르게 마련이다.지난날 우리 역사의 강물이 그토록 험난했던 것도 알고보면 선조들의 선택에 따른 필연적인 대가였을 것이다.

‘역사의 길목에 선 31인의 선택’(푸른역사펴냄)은 삼국시대부터 해방공간까지 전환기를 살면서 한국사회를 이끌어온 역사적 인물들이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했던 흔적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선택을 묻는다.역사의 강물을 거스르다 잘못된 선택을 한 인물들과 새로운 물길을 연 인물들의 선택….그것이 만들어낸 우리의 지난 역사를 때로는 안타까운심정으로,때로는 벅찬 심정으로 읽어 내려가게 된다.

사학자 18인이 선정한 역사적인 인물 31인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만을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기존 역사책과 구별된다.나아가 이들 31인은오늘날 시각으로 새롭게 재해석되어 크게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는데 통일을 향해 나아갔던 인물(연개소문과 김춘추,여운형,궁예와 견훤,왕건),개혁의 갈림길에 선 인물(묘청,정지상,이색,정도전),국가의 존망을 걸고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야했던 인물(광해군,최명길과 김상헌,고종과 민비),역사의 국면마다 행위양식에 대해 고민했던 인물(최치원,이규보,이승휴,정약용)들이그것이다.이들 네가지 주제는 지금껏 계속 반복되는 숙제들로,앞서 살다간선조들의 선택과 행동은 오늘날의 지혜로 삼기에 충분하다.

그들이 내린 개인적 결단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을 물으면서 진정한 리더십을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은 분명히 ‘재미있는 역사책’과는 거리가 있다.그러나 세기말의 혼돈과 새 천년을 목전에 둔 설렘이 뒤섞여 막연한 불안감마저 자아내는 이때 나아갈바를 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정의 핵심적 위치에 섰던 인물,그리고 지식인들은 민족적인 비극과 세계사의 험난한 파고 앞에서 무엇을 선택했는지,보수와 진보,개혁 사이에서 어떤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렸나 그 속뜻을 헤아리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개인인 나에게도 자못 의미가 깊다.제아무리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지라도 결단이 자신의 생존과 권력기반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했을 때 역사는 공전할 수밖에 없고,도도한 흐름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것을 배우는 일은 새삼스럽지만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20세기를 역사의 뒤안길로 떠나보내는 길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그것이 무엇이든간에21세기는 그 결과로써 규정지어질 것이란 것을 이 책에서 배운다.



오미영 방송인
1999-12-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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