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남매’100회 끝으로 17일 마지막 인사

‘육남매’100회 끝으로 17일 마지막 인사

입력 1999-12-06 00:00
수정 1999-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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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칼바람이 몰려온 지난 2일 저녁 경기도 벽제의 ‘육남매’세트장.1960년대 재건운동이 한창이던 시대를 살려낸 좁은 골목길에서 어머니(장미희)를 빙 둘러선 육남매가 탈상한 아버지 옷을 태우는 모습을 지켜본다.지난해2월4일 수목드라마로 출발한 ‘육남매’(이관희 연출)의 마지막 장면이다.

‘육남매’는 17일 저녁 7시30분 방영되는 100회를 끝으로 아쉬운 막을 내린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장미희씨의 ‘똑 사세요’대사와 아역들의 헌신적인 연기에 힘입어 20부로 늘어났다.그리곤 사라질 운명이었다.때마침 불어닥친 IMF한파로 외주제작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시 이득렬사장은 작가 최성실씨를 직접 불러 “모두가 어려운 이때 희망의 불씨를 틔우는 좋은 드라마 한편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극을 회생시켰다.그리고 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같은 방송사의 ‘전원일기’와 KBS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제외하고는찾아보기 힘든 장수 드라마.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KBS ‘TV는 사랑을 싣고’를 지난해 4월 시청률에서 눌렀다.이날 제작진은 아버지의 숨결이 서린 낡은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고 방 두개 딸린 전세집으로 이사가는 희망의 장면을 담고 있었다.

육남매 가족의 캐릭터는 이PD 자신의 추억과 이 전사장의 책 ‘잃어버린 서울,그리운 내고향’을 참고로 태어났다.

태어난 지 한달이 겨우 넘어 드라마에 출연한 막내 남희 역의 김웅희가 두번의 겨울을 무사히 넘긴 것도 출연진과 제작진의 기쁨이다.사실 웅희는 남자아이.그런데도 머리를 묶은 귀여운 얼굴이 여자아이 뺨친다.

또한 콧물을 간식(?)으로 챙겨먹는 두희(이찬호)는 집에 돌아오면 ‘뭐 먹을 것 없냐’며 솥뚜껑을 열어보던 이PD의 어린 시절 모습을 살려내 시청자의사랑을 받았다.

연기가 무언지도 모르고 NG를 연발하던 말순(송은혜)은 같은 일을 자꾸 하라고 시키자 “아빠하고 PD 중에 누가 더 힘이 세냐”고 아빠에게 물을 정도였다.

한때 이 집의 하숙생으로 출연한 김정현의 6·3세대 대학생 캐릭터를 살려내고자 국민회의 김근태의원 등에게 자문을 구한 일화도 있다.

2년동안 호흡을 맞춰온 덕인지 이날 제작진과 출연진은 큰소리 한번 내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촬영일정을 마무리했다.‘육남매’가 가진 화목한 가정에의 꿈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임병선기자 bsnim@
1999-12-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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