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전화 ‘사전선거운동’ 논란

ARS전화 ‘사전선거운동’ 논란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1999-11-30 00:00
수정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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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A후보를 아시나요.아시면 1번,모르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서울 등촌3동 국민회의 강서을지구당(위원장 崔斗煥) 사무실의 한 직원은최근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느닷없이 ‘내년 4·13 총선에 출마하는 박항용(朴亢用·49)씨를 아느냐’는 전화자동응답(ARS)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야당 후보인 이신범(李信範·49)씨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박씨와 현 지구당위원장인 최씨는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여당의 공천을노리고 있는 경쟁 관계다.전화를 받은 직원은 ‘전화 설문을 가장한 박씨측의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여겼다.“박씨측이 상대편 후보의 선거 사무실인줄도 모르고 전화 홍보를 한 셈”이라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다.

최씨는 “박씨가 자신과 야당 후보만을 나란히 거명,사실상 공천을 따낸 것처럼 교묘하게 속였다”며 지난 22일 박씨를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유권해석을 의뢰받은 선거관리위원회는 “고발 내용이 사실이라면 여론조사를 구실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인 점이 인정되는 만큼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그러나 정작 박씨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 역시 전화를 받았다고 신고된 곳이 최씨 사무실 뿐이어서 사실 확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 수사관은 “20년 동안 법조계에 몸담았던 박씨가 상식밖의 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ARS에 대한 현행 선거법의 규정도 애매하다.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은 ‘누구나 모사전송,서신,전보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는 제외돼 있다.

박씨측이 사용한 것으로 최씨측이 고발한 ARS 설문조사가 ‘전기통신’인지,‘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인지 불분명한 것이다.

처음에는 불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던 선관위도 이같은 규정에 직면하자“사용된 기기를 정확히 알기 어려워 현재로서는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한발 후퇴했다.

경찰은 강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계속하고 있으나 증인을 확보하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1999-11-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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