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밥그릇챙기기’엔 잽싼 의원들

[오늘의 눈]‘밥그릇챙기기’엔 잽싼 의원들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9-11-25 00:00
수정 1999-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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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싸웠다.논평 등을 통해 서로를 헐뜯었다.‘언론문건 국정조사’‘사직동팀’‘국정원 문건’ 등 다양하지만 진부한 소재다.어김없이 흑백논리가 동원됐다.‘나는 옳고,너는 그르다’는 주장들이다.

늘 그랬듯이 정쟁(政爭)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터에 여야가 모처럼 합의를 이뤄냈다는 발표가 나왔다.얼핏 반갑게 들렸다.그런데 내용을 알고보니 영 아니다.속된 표현이지만 ‘밥그릇 챙기기’에만 연일 뜻을 같이한 것이다.

여야는 23일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국회 정치개혁특위 선거법 소위에서 결정했다.사실은 1주일 전에 합의했다.그때 발표하려다가 여론이 심상치 않자 놀란 듯 유보했다.

신문과 방송들은 ‘의원 이기주의’라는 비난여론을 쏟아냈다.여야가 이를무시할 배짱은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여야 합의는 백지화되는 듯한 분위기로 비춰졌다.이런 추측은 성급했음이 드러났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기자들의 편견”이라고 격하했다.“의원직을 갖고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가면 더블플레이를 한다는 비판 때문에 오히려 불리하다”고 주장했다.스스로에게 불리한 법을 만들려고 하는데 왜 문제삼느냐는 것이다.희한한 논리다.

정치인들이어서 그런지 눈치는 빨랐다.분위기가 심상치않자 24일 오전 합의사항을 또다시 뒤집었다.다시 논의하겠다며 하루만에 슬쩍 발을 뺐다.두차례 ‘치고 빠지기’를 거듭하더니 오후에는 ‘등록전 의원직 사퇴’로 바꿨다.

‘약간 양보’를 한 것이다.

그렇지만 절충안 역시 형평성 시비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장들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면 18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의원들의 이런 배짱을 보니 국회 구조조정이 걱정된다.의원 정수 축소문제역시 불안하다.정치개혁은 또다시 무산될 조짐이 엿보인다.

의원들에게는 ‘국민 밥그릇’이 안중에 없는 듯하다.‘국회 밥그릇’에만관심있다는 태도다.그렇다면 ‘국민 밥그릇’은 국민이 챙겨야 한다.내년 4월 총선이 있다.‘국민 밥그릇’을 무시한 의원들을 퇴출시켜야 한다.주인행세를 제대로 해 여론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한다.

박대출정치팀기자dcpark@
1999-11-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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