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우 김회장 퇴진의 교훈

[사설] 대우 김회장 퇴진의 교훈

입력 1999-11-03 00:00
수정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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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의 퇴진은 재계 서열 2위인 ‘대우 32년의 장(場)’이 내림을 의미한다.우리나라 고도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의 주력 기업으로 성장한 대우그룹이 부실경영으로 인해 불명예스런 해체를 당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김 회장은 이제 ‘젊은이들의 우상’에서 ‘실패한 경영인’으로 추락하게 되었다.김 회장은 물론 그룹 최고경영진의 퇴진으로 대우그룹은 이제 한시대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지고 한국 기업사에 초대마(超大馬)불사(不死) 신화도 깨지게 되었다.경영에 실패하면 대재벌이라도 퇴출당할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시장경제원리를 보면서 우리나라 재계는 깊은 성찰과값진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우그룹의 해체는 한마디로 과다한 차입경영과 선단식경영에서 비롯되고있다.대우그룹의 경우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적 차입경영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발생,더 이상 정상경영이 어렵게 되자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됐고 그 결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대우그룹이 이처럼 급속도로 부실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김 회장과 경영진들이 ‘경영의 세계화’를 ‘세계경영’으로 착각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경영기법을 통한 투명한 경영을 하기 보다는 회계장부에의한 분식결산(粉飾決算)을 통해 적자경영을 감추는 수법을 쓰는 등 전근대적인 경영이 이 그룹을 오늘의 비운으로 끌고간 것이다.투명경영 대신 ‘세계경영’이라는 명목 아래 전세계 400여 곳에 무리하게 사업장을 벌인 것이오늘의 불운을 재촉한 것이다.

김 회장과 대우계열사 최고경영진의 퇴진으로 그동안 자산,부채 실사(實査)를 둘러싸고 빚어진 불협화음이 사라지게 됨으로써 대우그룹 워크아웃에 속도가 붙게 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등 우리 경제는 선순환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워크아웃을 위해 무려 30조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될 대우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많은 성찰과 교훈을 얻게 되었다.대우사태는 부실경영∼부실대출∼부실감사라는 전근대적 경영과 금융기법이 어우러져 빚어진 것이라는 점을 성찰케 한다.금융기관은 상위 재벌은 망하지 않는다며 부실계열사에까지 돈을 빌려줌으로써 대우그룹의 부실화에 일조를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앞으로는 엄격한 신용평가를 거쳐 여신을 공급해야 할 것이다.

또 대우사태는 우리 재벌의 과다한 차입경영과 선단식경영은 위기에 취약하다는 교훈은 남겼다.국내 재벌들은 대우사태를 한 재벌그룹의 비운으로 간주하지 말고 재무구조와 지배구조의 개선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한다.대우채권단은 김 회장의 퇴진을 계기로 워크아웃 계열사의 조기 정상화에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1999-11-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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