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미국 상원은 2년여 동안 계류중이던 포괄핵실험금지조약(CTBT)을빌 클린턴 대통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부결시킴으로써 전세계적으로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TBT는 클린턴 미 행정부 주도로 96년 9월 유엔총회에서 결의안 형식으로채택됐으며 미국이 첫번째 서명국이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기울여온 대량살상무기 추방 노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결과를 빚게 됐다.
미 의회의 CTBT 비준동의안 부결이 국제비확산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먼저 CTBT 자체에 관한 것인데 여기에서는 미국의 비준 거부가 조약 자체의 발효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조약은 북한·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 핵능력을 보유했거나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나라들을 포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명한 전세계 44개국(의무가입국)이 가입해야 발효되게 돼 있기 때문에 이 나라들이 가까운장래에 가입할 가능성이 적은 현재로서는 조약 자체의 발효에 미치는 영향은별로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탈냉전 이후 국제적인 핵비확산 노력 전반에 걸쳐 미국이 지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핵물질 수출통제 등을 비롯한 관련 국제체제에 큰 주름살을 드리우게 됐다.유엔과 제네바 군축회의(CD)에서 논의중인 ‘핵분열성물질 생산금지협정’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물론이거니와 러시아와 협의중인 제3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Ⅲ)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특히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94년 제네바 북·미 핵합의 이후 우여곡절 끝에지켜져 오고 있는 북한의 핵 동결과 관련,‘과거의 핵’ 규명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른바 특별사찰을 둘러싸고 북한이 엉뚱한 주장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5년 5월 유엔에서 핵비확산체제의 기본 틀인 핵확산금지조약(NPT)의무기한 연장안이 통과될 때 비핵국들은 CTBT 조기체결과 함께 핵보유국들의핵군비 감축 노력을 명기했기 때문이다.
미 의회가 대통령이 서명한 국제조약에 대해 비준을 거부한 것은 1920년 1차대전 종전후 당시 윌슨 대통령이 산파역을 한 베르사유강화조약 비준 부결이후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강화조약의 핵심내용중 하나는 유엔의 전신인 ‘국제연맹’(LN)을 창설하자는 것이었는데 당시 전쟁에 식상한 의회의 고립주의 지향 분위기의 벽을뛰어넘지 못했다. 강대국 미국이 가입하지 않은 국제연맹 체제는 결국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으로 16년 만에 사실상 해체됐던 역사적 경험이 있다.
이번 CTBT 비준 부결은 공화당 지배의 의회와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들을 포함한 일부 보수적 성향 인사들의 안보논리가 작용한 것 같다.
아무튼 내년 대통령선거를 1년여 앞두고 클린턴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향후 파장의 귀추가 주목된다.미국은 ‘국제연맹’ 창설을 주도하고도이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연맹체제’ 자체를 약화시킨 적이있다.
약육강식의 국제사회가 제2차 세계대전에까지 이르게 됐던 과거의 경험에비춰 미국은 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시현해 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김경수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CTBT는 클린턴 미 행정부 주도로 96년 9월 유엔총회에서 결의안 형식으로채택됐으며 미국이 첫번째 서명국이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기울여온 대량살상무기 추방 노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결과를 빚게 됐다.
미 의회의 CTBT 비준동의안 부결이 국제비확산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먼저 CTBT 자체에 관한 것인데 여기에서는 미국의 비준 거부가 조약 자체의 발효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조약은 북한·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 핵능력을 보유했거나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나라들을 포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명한 전세계 44개국(의무가입국)이 가입해야 발효되게 돼 있기 때문에 이 나라들이 가까운장래에 가입할 가능성이 적은 현재로서는 조약 자체의 발효에 미치는 영향은별로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탈냉전 이후 국제적인 핵비확산 노력 전반에 걸쳐 미국이 지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핵물질 수출통제 등을 비롯한 관련 국제체제에 큰 주름살을 드리우게 됐다.유엔과 제네바 군축회의(CD)에서 논의중인 ‘핵분열성물질 생산금지협정’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물론이거니와 러시아와 협의중인 제3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Ⅲ)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특히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94년 제네바 북·미 핵합의 이후 우여곡절 끝에지켜져 오고 있는 북한의 핵 동결과 관련,‘과거의 핵’ 규명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른바 특별사찰을 둘러싸고 북한이 엉뚱한 주장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5년 5월 유엔에서 핵비확산체제의 기본 틀인 핵확산금지조약(NPT)의무기한 연장안이 통과될 때 비핵국들은 CTBT 조기체결과 함께 핵보유국들의핵군비 감축 노력을 명기했기 때문이다.
미 의회가 대통령이 서명한 국제조약에 대해 비준을 거부한 것은 1920년 1차대전 종전후 당시 윌슨 대통령이 산파역을 한 베르사유강화조약 비준 부결이후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강화조약의 핵심내용중 하나는 유엔의 전신인 ‘국제연맹’(LN)을 창설하자는 것이었는데 당시 전쟁에 식상한 의회의 고립주의 지향 분위기의 벽을뛰어넘지 못했다. 강대국 미국이 가입하지 않은 국제연맹 체제는 결국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으로 16년 만에 사실상 해체됐던 역사적 경험이 있다.
이번 CTBT 비준 부결은 공화당 지배의 의회와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들을 포함한 일부 보수적 성향 인사들의 안보논리가 작용한 것 같다.
아무튼 내년 대통령선거를 1년여 앞두고 클린턴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향후 파장의 귀추가 주목된다.미국은 ‘국제연맹’ 창설을 주도하고도이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연맹체제’ 자체를 약화시킨 적이있다.
약육강식의 국제사회가 제2차 세계대전에까지 이르게 됐던 과거의 경험에비춰 미국은 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시현해 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김경수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1999-10-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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