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과 전망 21세기 미술](9) 터너의 부활 영국미술 이끈다

[현상과 전망 21세기 미술](9) 터너의 부활 영국미술 이끈다

정준모 기자 기자
입력 1999-10-16 00:00
수정 1999-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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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영국 현대미술의 파워는 가히 압도적이다.80년대 후반 런던의 골드스미스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프리즈전 이래 소위 YBA(Young British Artist)로 불리는 영국의 20대 후반 30여 작가들의 도약은 당시로서는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도약은 영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다각적인 노력과 보이지 않는 여러요소들이 상호 교차하면서 이루어 낸 문화 정책적 산물이다.

사실 영국은 18세기까지는 특별히 기억할 만한 화가들을 배출하지 못했다.

다만 한사람의 예외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색으로 물든 증기’라고 불렸던 서구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색채화가라 할 수 있는 터너(J.M.W.Tuner 1775-1851)였다.

18세기의 터너가 20세기 후반 터미네이터처럼 부활해서 영국의 현대미술을이끌고 있다.1984년 테이트갤러리에서 시작된 터너미술상은 새로운 예술의후원자들(PNA)에 의해 시작되었다.영국의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서 수상하는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전통의 틀로부터 영국의 젊은 미술인들을 해방시켜 놓은 셈이다.그리고 해방된 젊은이들은 불과 15년만에 성장하여 세계미술현장의 주역으로 자라났다.

매년 10월 또는 11월에 시작되는 이 터너상은 영국현대미술의 일년을 결산하는 의미를 가진다.일년동안 참신한 가운데 괄목할 만한 활동을 펼친 작가들을 추천위원들이 추천하고,이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여 4∼5명의 작가로 축약한 다음 이들의 작품을 테이트갤러리에서 전시한다.이 전시회를 통해 한사람의 터너상 수상작가를 선정하게 된다.

대중적으로는 마치 미술계의 ‘가요대상’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이 터너상은 일반인들에게는 현대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되기도 하며,젊은 예술가들에게는 도전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함으로써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있기도 하다.더욱이 1990년부터는 영국의 텔레비전 채널4가 이를 후원하고,전시개막·시상식 등을 중계하면서 미술가를 대중적인 스타로까지 부상시킴으로써 현대미술의 높은 담을 헐어냈다.그결과 팝 스타 ‘스파이스 걸스’와 작가 더글라스 고든은 영국내에서 모두 동등한 대중적인스타로 대접받는다.

터너는 이같이 영국현대미술의 대부로 다시 생환하고 있다.올해의 터너상선정을 위한 전시회는 10월20일 개막하여 내년 1월23일까지 이어지며 터너상 후보로는 트레이시 에민,스티브 맥퀸,스티븐 피핀,쟌&루이스 윌슨등이 올라와 있다.터너상 발표는 11월30일 테이트갤러리에서 있을 예정이다.올해도 새로운 스타 탄생,아니 스타 만들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1999-10-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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