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위험 교실서‘목숨건 수업’

붕괴위험 교실서‘목숨건 수업’

입력 1999-10-01 00:00
수정 199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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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많은 초·중·고교생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학교건물에서 불안에 떨며 수업을 받고 있다.이로 인해 학생들은 교실의 낡은 조명시설로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주변의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30일 국회교육위원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건물 가운데 92개교 120개동이 교육부의 자체 안전점검결과 재난위험시설로 판정돼 곧바로 철거하거나 개축돼야 하는데도 재정난등을 이유로 계속 사용,대형 붕괴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재난위험시설 D급(보수 및 개축 필요)으로 판정된 학교는 전국 73개교 99개동이며 E급(철거 대상)으로 분류된 학교도 19개교 21개동에 달했다.시·도별로는 ▲서울 D급 30개교(42개동),E급 9개교(10개동) ▲인천 D급 10개교(18개동),E급 1개교(1개동) ▲경북 D급 7개교(8개동),E급 1개교(1개동) ▲경남 D급 7개교(10개동) ▲전남 E급 3개교(4개동) ▲경기 D급 4개교(5개동) 등이다.

서울 신길2동 장훈고교는 6층짜리 제2동 교사를 지난 68년부터 73년 사이에네 차례 증축하면서 증축이음 부분과 출입문에 균열이 발생,지난해 E급 판정을 받았으나 학교측은 1∼3층 보강공사만 한 뒤 부분적으로 사용을 중지하는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지난 33년에 지어진 서울 신당2동 장충중학교는 교실천장에서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 지난해 E급 판정을 받았지만 위험지역에 접근금지 표시를 하는등 눈가림 처방으로 1년 이상을 버텨왔다.주흥(周興)교장은 “10월중 운동장에 가교사를 지은 뒤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숙(金貞淑·한나라당)의원은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현재 철거중인 서울의 학교는 E급 판정을 받은 9개교 가운데 광희초등학교뿐이며 D급 판정학교 중에는 강덕초등·시흥초등·강남초등·강남여중 등 4개교가 보수공사를 하는데 불과하다”면서 “나머지 학교는 위험 속에 그대로 방치돼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의원들은 기준조도(300룩스)에도 못미치는 어두운 교실과 창문을열지 못할 정도의 소음(소음기준 55㏈)이 학생들의 급속한 시력저하와 학습의욕 상실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7만152개 교실중 조도미달 교실수가 3만9,406개(56.2%)에 이르렀다.중학교 2년생의 48.9%,고교 2년생의 55.8%가 근시(한쪽 눈의 시력이 0.6이하)로 분류되는 등 급속한 시력저하는 어두운 조명시설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39개 학교는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피해를 겪고 있으며 이중 16개 학교는 방음벽 등 방음시설 설치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비가 오면 교실 및 운동장에물이 고이는 학교도 92개교에 달했다.

유인종(劉仁鍾)서울시교육감은 “재난위험 시설 학교에 대해서는 168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 및 개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10월중 재점검에 들어가 종합대책을 세우는 등 열악한 학교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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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석기자 joo@
1999-10-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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