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베이커 교수는 경제학자답게 결혼과 가정을 철저히 경제적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가정을 하나의 회사로 본다.공통된 경영이념을 가진 남녀가 결합해서설립하는 합자회사와 같다는 것이다.따라서 가정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흑자를 내면 그 가정은 굴러가게 되지만 만약 적자를 내게 되면 그 결혼은 결국파산하고 이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어야 하고 가정에는 언제나 사랑이 넘쳐야 된다고 애써 믿으려 드는 우리네 보편적 관념과는 너무나 다르다.하지만 베이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도 그렇게 적지는 않을 것이다.
베이커의 주장에 동조해서인지,아니면 베이커가 미국의 사회현상을 정확히짚은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요즘 미국에 동류결혼(同類結婚)이 성행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끼리끼리 결혼한다는 말이 있으나 동류결혼은 우리의 끼리끼리결혼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우리는 권력과 부,아니면 명예와 돈이 결합하는 경우가 많으나 미국의 동류결혼은 수입이 기준이 된다.미국에서도 불과 몇십년 전까지는 의사가 간호사와,변호사가 여비서와 결혼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태는 그렇지 않다.남자 의사는 간호사 아닌 여자 의사와,남변호사는 여비서 아닌 여변호사와 결합한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펴보자.
예를 들어 월 600만원을 버는 의사와 같은 수입의 여의사가 이룬 가정회사의 한달수입은 1,200만원이 된다.반면 월 200만원을 받는 간호사와 비슷한수입의 사무원이 결합한 집의 월수입은 400만원이 된다.두‘회사’간의 월수입은 무려 3배 차가 나는 것이다.의사와 간호사가,변호사와 여비서가 결합했다면 두 가정의 월수입은 800만원으로 같아지는 것이다.
동류결혼 세태는 결혼을 통해 풍요와계층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요즘미국 젊은세대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를 ‘평등의종말’이라고 우려하는 식자들이 있다.실제로 미국의 소득계층 상위 20% 내에 드는 전문직,관리직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결혼을 통해 가능해졌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요즘 일본에도 딩크(DINK)족이란 말이 있다.‘Double Income No Kids’의준말인데 부부가 결혼해서도 계속해서 맞벌이를 하고 애는 갖지 않게되면 물질적으로 풍족할 수밖에.‘가정의 종말’이다./임춘웅 논설위원
그는 가정을 하나의 회사로 본다.공통된 경영이념을 가진 남녀가 결합해서설립하는 합자회사와 같다는 것이다.따라서 가정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흑자를 내면 그 가정은 굴러가게 되지만 만약 적자를 내게 되면 그 결혼은 결국파산하고 이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어야 하고 가정에는 언제나 사랑이 넘쳐야 된다고 애써 믿으려 드는 우리네 보편적 관념과는 너무나 다르다.하지만 베이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도 그렇게 적지는 않을 것이다.
베이커의 주장에 동조해서인지,아니면 베이커가 미국의 사회현상을 정확히짚은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요즘 미국에 동류결혼(同類結婚)이 성행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끼리끼리 결혼한다는 말이 있으나 동류결혼은 우리의 끼리끼리결혼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우리는 권력과 부,아니면 명예와 돈이 결합하는 경우가 많으나 미국의 동류결혼은 수입이 기준이 된다.미국에서도 불과 몇십년 전까지는 의사가 간호사와,변호사가 여비서와 결혼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태는 그렇지 않다.남자 의사는 간호사 아닌 여자 의사와,남변호사는 여비서 아닌 여변호사와 결합한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펴보자.
예를 들어 월 600만원을 버는 의사와 같은 수입의 여의사가 이룬 가정회사의 한달수입은 1,200만원이 된다.반면 월 200만원을 받는 간호사와 비슷한수입의 사무원이 결합한 집의 월수입은 400만원이 된다.두‘회사’간의 월수입은 무려 3배 차가 나는 것이다.의사와 간호사가,변호사와 여비서가 결합했다면 두 가정의 월수입은 800만원으로 같아지는 것이다.
동류결혼 세태는 결혼을 통해 풍요와계층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요즘미국 젊은세대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를 ‘평등의종말’이라고 우려하는 식자들이 있다.실제로 미국의 소득계층 상위 20% 내에 드는 전문직,관리직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결혼을 통해 가능해졌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요즘 일본에도 딩크(DINK)족이란 말이 있다.‘Double Income No Kids’의준말인데 부부가 결혼해서도 계속해서 맞벌이를 하고 애는 갖지 않게되면 물질적으로 풍족할 수밖에.‘가정의 종말’이다./임춘웅 논설위원
1999-08-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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