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도병 日人으로 둔갑 ‘충격’

조선학도병 日人으로 둔갑 ‘충격’

정운현 기자 기자
입력 1999-08-23 00:00
수정 1999-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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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말 학도병으로 끌려가 특공대원으로 출전, 전사한 조선 청년의 위패와사진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와 신사내 기념관인 유취관(遊就館)에 일본인으로 둔갑돼 일본인 전몰자들과 함께 버젓이 전시돼있어 충격을 던지고 있다.

최근 나고시 후타라노스케(名越二荒之助) 전 다카지호(高千穗)상과대 교수가 야스쿠니신사의 사보(社報)인 ‘정국(靖國)’(99년 7월호)에 기고한 글에따르면, 이 조선청년은 미쓰야마 후미히로(光山文博)로 본명은 탁경현(卓庚鉉)으로 밝혀졌다.탁씨는 1920년 경남 사천 태생으로 일본 교토(京都)약학전문학교 재학중 1944년 1월 학병으로 끌려간 것으로 나와있다.탁씨는 비행훈련을 마친 후 특공대원으로 선발돼 제51진무대(振武隊)에 배치됐는데 일제패망 직전인 1945년 5월 가고시마(鹿兒島) 인근 지랑(知覽)을 출발,오키나와전에 참전했다가 5월28일 현지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출격 당시 계급은 소위였으나 전사후 대위로 2계급 특진했다.

조선인 가운데 소위 가미가제(神風)로 불리는 특공대로 차출된사람은 모두15명. 이 가운데 학병 출신은 탁씨를 포함해 4명으로 이들은 모두 전사했다.

한편 전사후 그의 위패는 지랑지방에서 봉안해오다가 일본 당국의 전사자명단 파악작업이 끝난 후 야스쿠니신사로 옮겨져 합사됐다.현재 야스쿠니신사에는 모두 2만1,181위(位)의 조선인 희생자 위패가 봉안돼 있다.

학병 출신자들의 모임인 1·20동지회의 정기영(鄭琪永·79)부회장은 “태평양전쟁 때 희생된 조선 청년의 사진이 일제 군국주의 전쟁의 전몰자들과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전시돼 있는 것은 민족적 수치”라고 말했다.

탁씨의 사촌형 탁남현(卓南鉉·80·전 부산 초량중학교 교장)씨는 “동생이미혼으로 사망해 동생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면서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이유로 보상금 한 푼도 주지 않으면서 동생 사진을 일본인들과 함께 걸어놓은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1999-08-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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