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美총기문화와 인권

[오늘의 눈] 美총기문화와 인권

최철호 기자 기자
입력 1999-08-07 00:00
수정 1999-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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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애틀랜타 총기사고의 악몽이 떨쳐지기도 전에 앨라배마에서 또 3명이 숨지는 총기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4월 덴버시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동으로 15명이 사망한 참극 이후 미국 내 총기규제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끊이지 않는 이같은 총기사고는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전역에 2억정 이상의 총기류가 돌아다니고 3,200만가구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기로 인한 사고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총기사고의 문제점은 총기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최근 희생자 가운데는 순진무구한 어린이나 폭력과는 무관한 피해자가 많은 것이 총기논쟁을 가열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알려진 바대로 미 헌법에는 총기류 소지가 명문화 돼있어 총을 지니지 않은사람이 이상할 정도다.

수정헌법 제2조는 엄연히 국민들이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권리와 민병대유지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신대륙을 넓히면서 영토를 확장하고 토지를 개간해 현재의 땅덩어리를 만들어 나가는 미국 역사형성 과정에서 필연적이었기때문이다.

싸워서 이겨야 독립이 쟁취되었으며,총을 쏴야 토착민들을 밀어내고 농토를 차지할 수 있었다.광활한 대륙 한가운데서 법의 보호를 기다리기에는 너무멀었기 때문에 자위권 보호 차원에서 총은 필수품이라는 문화적 배경이 형성돼온 것이다.

지금도 미국 내 구석구석에서는 총에 대한 매력을 만끽하면서 총기류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수없이 존재한다. 이들은 “총으로부터 안전하려면 총을 가져라”고 주장하는 전미 총기류협회(NRA)에 가입,총기규제법안을 만들려는 의회에 막강한 로비를 펼치면서 번번이 규제법안을 좌절시켜왔다.

영화 ‘벤허’로 인류구원자 이미지를 갖게 된 배우 찰톤 헤스톤이 회장인NRA는 “총기류사고와 총기제조회사를 관련지어서는 안된다”며 최근의 비난에서 피하려 하고 있다.그러나 미국민 3분의 2가 총기류 규제에 찬성하는 지금 과연 대규모 자금을 뿌리면서 총기규제를 막아 계속 죄없는 목숨이 죽어가게 하는 것이 사회총체적 손익계산상 옳은 일일까.

미국만의 독특한 총기문화와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미국민들이 단안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죄없는 미국인들이 자꾸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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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워싱턴특파원>hay@
1999-08-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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