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金泳三씨의 정치재개 선언

[사설] 金泳三씨의 정치재개 선언

입력 1999-07-27 00:00
수정 1999-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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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씨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졌다.물론 언론과 처음 만난것은 아니다.그렇지만 긴가민가하던 복심(腹心)을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확실하게 드러내 보였다.그것은 불행하게도 본격적인 정치재개선언이었다.그의 정치재개는 그것을 바라는 국민이 없는 현실이므로 그 자신이나 국민을 위해 불행한 일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김씨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치적 임기가 올해말로 끝난다“면서 “국가를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을 본격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뿐만 아니라 그는 내각제개헌연기가 국민에 대한 약속파기이며 장기집권음모라는 주장도빼놓지 않았다.

김씨는 또 현정권은 독재정권이라 규정하고 투쟁과 규탄에 나설 것이라고말했다.매번 그래왔지만 이번 말도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말이 되는지 안되는 지를 논외로 친다면 김씨가 어떻게 말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다.그렇더라도 이같이 공개적으로 행한 정치언동에 대해 쏟아질 국민의 심판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집권당시 환란과 국가부도를 유발한 국정의 최고 책임자였다.국민앞에 자숙하고 역사의 심판을 기다려야 마땅하며,실패한 유산을 넘겨준데 대해현정부에 부담을 느껴야 옳다.그런 그가 입만 열면 현정부를 비난하고 급기야는 국가를 바로 세우니 뭐니하고 큰소리를 치니 할말을 잃게 한다.그가 혹시 우리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결론적으로 그의 말은 국민의 공감을 자아내지 못한다.현정부를 비난해서가 아니라 그의 말이너무 비현실적이고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어서 그러하다. 이처럼 그의 말은 오류(誤謬)로 가득하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바로 정치재개의 욕심이다.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현정권을 비난하고 독설을퍼붓는 것은 대등한 정치지도자 반열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관측된지 오래다.그같은 욕심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확연하게 드러났을 뿐이다.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민심이다.그가 나서는 것을 국민이 싫어한다면 그의 정치행보는 정치공해(公害)일 뿐이다.김씨가 움직이는 것과 함께 후3김(後3金)정치운운하는 부정적인 반응이국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을 김씨는 유의해야 할 것이다.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도는 것을 국민은 원치 않는다.

김씨의 정치재개는 지역갈등을 심화시키고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국민은 국가원로로서 그가 국정에 협조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길을 선택해주기를 촉구할 권리가 있다.정치일선에 나서기 전에 김씨는이런 국민의 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1999-07-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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