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모스키토’…대학생 박준표군의 감상소감

뮤지컬‘모스키토’…대학생 박준표군의 감상소감

입력 1999-07-20 00:00
수정 199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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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때문일까.뮤지컬 ‘모스키토’를 찾는 청소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공연이 끝난 뒤 즉석에서 튀어나와 함께 춤을 추거나 “영화보다 훨 재미있어요”“한번 더 볼거예요”라고 말한다.정확한 이유는‘그들’이 잘 안다.‘그들’ 중의 한 명인 박준표(19·대학생)군에게 감상소감을 들어 보았다. 그는 청소년 문화 웹진 ‘사이버 유스’(www.cyberyouth.org)에서 필드 워커로 ‘놀고’있고 ‘대한민국 청소년 非대통령’(대통령중심의 우리 문화에 대한 거부의 뜻)이란 명함을 들고 다닌다.

“공부!성적!시험!스트레스!”네 개의 단어로 시작되는 뮤지컬 ‘모스키토’는 통쾌한 현실 고발과 재치있는 대사로 관객들, 특히 우리들을 ‘뻑’가게 만든다.

일어나기 힘든 몸을 겨우 일으켜 이리저리 덜컹거리는 버스를 탄다. 수업이시작되기도 전에 지쳐 버린 학생들을 기다리는건 선생님의 호령과 벌점.

작품은 선거자금을 확보하려는 국회의원들이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줘 봐?’라는 음모를 벌이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다룬다. 호수고 1학년학생들이 만든‘모스키토당’은 어른들의 정치에 실망하고 지친 학생들의 전국적 지지를받는다.이 내용이 극중에서나 현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건‘우리 얘기’를 실감나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뜻밖의 인기에 당황한 국회의원들은 청소년들을 반항아로 취급한다. 마침내아이들에게 “체벌 허용에 ‘야자(야간자율학습)’부활, 방과후 활동을 내신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교육개혁법’이란 폭탄을 터뜨린다.선거를준비하던 아이들을 책상으로 끌어 들이는 데는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었던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심지어 인격을 모독 당해도 그냥 입꽉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다.‘모스키토’에서 선거를 준비하던 청소년들도책상에 앉아 입을 굳게 다문다.

선생님과 어른들의 부당한 행위에 정당한 반항을 했을 때 우리가 받는 시선은 어떨까?“반항!이유 없는 반항”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어른들과 우리 사이에 의사소통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모스키토’의 ‘사이코선생’과 ‘양아치’사이엔 폭력과 반항이,‘왕따’와 학생들은 무시와 냉소가,‘모스키토당’총수 ‘사오정’과 그의 부모도 몰이해만이 있을 뿐이다.

작품은 복직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의사소통 수단이 생기는 걸로 끝난다. 비록‘야자’가 남아있고 현실은 아무것도 변한게 없지만 아이들은 환하게 웃는다.대화를 할 수 있는 선생님이 생겼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영역을 넓히려면 우리를‘미래의 보석’만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보호해야 하고 어른에게 의지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어른들의 동반자로 당당하게 대우해야 한다.우리도 ‘모스키토’의 마지막 노래처럼 자신 있게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한다.“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말을 해야 돼.싫은 것도 분명하게.그렇게는 죽어도 못한다고 말을 해봐.

못해!안 그러면 모두 죽게 돼!” 오는 22일 공연장인 소극장 학전 블루에서는‘이야기 번개-대한민국 청소년’이라는 토론회가 열린다.02-763-8233
1999-07-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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