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걸린 금강산 관광…신변안전 계약에 ‘구멍’

암초 걸린 금강산 관광…신변안전 계약에 ‘구멍’

노주석 기자 기자
입력 1999-06-23 00:00
수정 1999-06-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금강산 관광선이 암초에 걸렸다.

6살 난 아들과 함께 관광길에 나선 가정주부 민영미(閔泳美·35)씨가 ‘사소한’ 말 한마디 때문에 사흘째 북한에 억류됨으로써 북한과 현대가 맺은신변안전과 무사귀환보장 계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현대는 북측의 처사가 무사귀환 보장을 깬 명백한 계약위반이라며민씨가 귀환할 때까지 금강산 관광 및 관광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북측은 22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민씨를 ‘대북모략요원’으로 몰아세우며 우리측의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대와 북한이 맺은 신변보장계약에 큰 구멍이 뚫렸다.

현대는 지난해 7월 북측과 맺은 금강산관광 계약서에 ‘신변안전과 편의 및무사귀환을 보장한다’‘북측의 사회적 관습을 이유로 억류하지 않는다’는조항이 들어있다고 주장한다.그것도 백학림 사회안전부장이 안전을 보장했다는 것이다.현대 얘기대로라면 북측이 민씨를 억류할 근거가 없다.그러나 현대는 계약서 원본을 공개하지 않는 등 투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입장이다.북측은 지난해 6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방북 때 사회안전부 대변인이 평양방송을 통해 “금강산에 오는 모든 관광객과 관계자들의 체류기간 중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담보하며사고 및 재난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었다.

지난 8개월간 금강산 관광을 통해 지나치게 북측에 저자세를 보였던 현대도 이번 민씨 억류사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신변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은 물론 남북경협사업 등 현대가 추진하고 있는모든 대북사업의 ‘앞날’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99-06-23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