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출판업체-인터넷서점 한국 책시장 공략 가속화

외국출판업체-인터넷서점 한국 책시장 공략 가속화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9-06-04 00:00
수정 199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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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출판유통업체 및 인터넷 서점들이 할인판매를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미국의 아마존이 지난 3월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한데 이어 세계 3위 미디어 그룹인 독일의 베텔스만도 빠르면 올 연말부터 회원제 책판매를 시작한다.이에따라 국내 출판 유통업체들의 대응 움직임도 어느 때 보다 활발해졌다.

타힐 후세인 베텔스만 한국지사장(30)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향후 2∼3년동안 1,000만달러를 인프라 구축에 투자,장기적으로는 회원 50만명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텔스만은 북클럽·음반·멀티미디어·방송·인쇄·신문과 잡지 등 6개 분야로 구성된 세계적 미디어 그룹이다.

베텔스만 북클럽은 회원들에게 목록을 발송,주문에 따라 우편이나 배달 서비스로 책을 전해 주는 회원제 출판 판매기업.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통해 보급판을 별도 제작,판매하므로 최소 10%에서 최대 50%까지 싼 가격에 책을 팔 수가 있다.현재 미국·프랑스 등 20개국에 2,500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 진출은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다.

베텔스만은 책 한권당 100만∼300만원의 제작비 지원을 하고 매출액의 6% 정도를 출판사와 저자에게 주는 조건으로 국내 출판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아직은 많은 출판사들이 관망상태다.200여개의 출판사와 접촉을 벌였으나 현재 10개 출판사만이 계약 성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베텔스만은 그러나 정식 영업을 시작할 때까지는 많은 출판사와 계약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삼성물산과 손잡고 삼성인터넷쇼핑몰을 개설,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400만종의 해외서적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인터넷쇼핑몰은 하루 평균 60권(매출액 350만원)의 책을 팔고 있어 규모가 크지 않은 외서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배달료도 36달러에서 12달러로 낮추었고 배달기간도 10일 정도로줄였다.

아마존이나 베텔스만의 핵심적 전략은 할인판매다.아마존은 현재 베스트셀러는 정가의 50% 할인가격으로 판매하고 그밖의 책도 10∼40% 할인판매하고있다.베텔스만도 회원들에게 처음 두 권까지는 40∼50% 할인판매하고 그 이후는 10∼15%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베텔스만이나 아마존의 할인판매가 바람을 일으킬 경우 국내 출판유통업체와 서점들은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의 출판유통업체들은영세한 데다 주먹구구식 경영을 하고 있어 거대 자본과 뛰어난 경영노하우를 갖고 있는 외국업체에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300여개 출판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외부적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유통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 2일 ‘한국서적유통연합회’를 창립했다.연합회와 서점업계는 유통업체와 서점간의 전산망 연결을 통한 유통체계현대화와 유통질서 확립 등 자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인 교보 등도 책정보 자료를 확대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아마존에 대응하고 있다.단행본 출판사들의 연합체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언호)도 오는 8월 250개 회원사들의 홈페이지를 연결,‘북토피아’를 출범시킨다.북토피아는 인터넷 서점의 역할도 할 예정이다.

국내업계의 이러한 대응 준비 속에 아마존의매출은 매달 30∼40% 증가할정도로 급증하고 있다.아마존의 급성장과 북토피아의 출범 등으로 ‘다빈치’ ‘알라딘’ ‘부꾸’ 등 30여개의 소규모 인터넷 서점은 결국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창순기자 cslee@
1999-06-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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