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부른 동아리 축제…새회장 ‘연못에 던지기’ 둘 사망

죽음부른 동아리 축제…새회장 ‘연못에 던지기’ 둘 사망

입력 1999-05-20 00:00
수정 1999-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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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0시30분쯤 서울대 관악캠퍼스 대학본부 앞 연못인 ‘자하연’에서 문화연구 동아리 ‘한멋’ 회장 신왕수(申王秀·19·섬유고분자공학부2)군과회원 강민구(姜民九·18·응용화학부1)군이 2m 깊이의 물 속에 빠져 숨졌다.

지난 3월 동아리 회장을 맡은 신군은 신임 회장이나 생일을 맞은 회원을 연못에 빠뜨리는 동아리의 전통에 따라 강군 등 4명에 의해 연못으로 던져졌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강군은 다른 3명과 함께 허우적대는 신군을 구하러 연못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숨진 신군 등 동아리 회원 17명은 봄축제를 맞아 전날 밤 9시쯤 교내 학생회관 3층 동아리방에 모여 ‘동아리의 밤’ 행사를 가졌다.이들은 자정 무렵까지 게임 등을 하면서 소주 12병을 나눠 마셨다.

자정이 조금 지났을 때 숨진 강군 등 회원 4명은 신군을 연못 위 다리로 데려가 팔다리를 잡고 2m 아래 물 속으로 던졌다.술에 취한 신군은 처음에는수영을 하며 연못가로 나가려고 했으나 갑자기 허우적거리며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이에 당황한 강군이 신군을 구하기 위해 먼저 물에 뛰어 들었고 다른 3명도 뒤따랐다.하지만 강군도 물 속으로 잠겼고 다른 학생 3명은 연못가로 빠져나왔다.

3∼4분 뒤 학생회관에서 술을 마시던 다른 회원들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와신군을 물에서 건져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그러나 강군은 건져내지 못했다.이에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사고 현장에서 2㎞ 떨어진 관악소방서 구조대가 캠퍼스 안으로 들어왔으나 연못을 제대로 찾지 못해 15분쯤 뒤에야 연못에 도착했다.

사고가 난 연못은 평소 수심이 1.5m 가량이지만 18일 오후부터 내린 비로 2m 가까이 불어난 상태였다.

한편 1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서울대 봄축제는 이번 사고로 잠정 연기됐다.

경찰은 이군 등 학생 3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전영우기자 ywchun@
1999-05-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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