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변화’ 외면하는 북한

[오늘의 눈] ‘변화’ 외면하는 북한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9-05-15 00:00
수정 1999-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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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측이 민주노총 인사들에게 김일성 동상 참배를 요구했다고 한다.14일한 당국자가 뒤늦게 이를 확인했다.남북노동자축구대회 개최 협의차 4월27일∼5월4일 방북했던 민주노총측에 그같은 ‘권유’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대표단이 이를 딱 잘라서 거부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이바람에 북측 관계자들이 오히려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김일성 동상 참배는 북측의 입장에서는 극히 당연한 ‘관성적인 행태’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이 ‘사건’은 남북한 사회의 이질성을 재확인하기에 충분한 삽화가 아닐 수 없다.

이 해프닝을 접하면서 남북한이 모두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쪽은 북한의 ‘통일전선’카드에 필요이상의 피해의식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정부는 평양 남북노동자축구대회에서 체육교류라는 본래 취지가 탈색될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북측이 8·15범민족대회의 일환으로 치르면서 대규모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을 동원,체제선전장으로 악용할 경우에대한 우려다.이 대회는 오는 8월10일 열기로 합의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남북간 민간교류를 과감히 지원한다는 대원칙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민간단체의 자율성을 믿어야 한다는 차원만은 아니다.북한을 변화시키는 다른 방법이 없는 탓이다.

물론 무엇보다 북한당국이 남한당국과 민간단체를 ‘분리’시키려는 기도를 버렸으면 싶다.그같은 통일전선전술이 실효성없는 낡은 카드임이 속속 입증되고 있는 탓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눈앞에 두고 북한당국의 행보는 아직 갈지자다.지난해는 헌법개정을 통해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변화의 기미를 보였다.올해는 인민경제계획법을 만들어 사회주의 방식을 강화하는 한편 먼지앉은 통일전선카드도 다시 빼들고 있다.

세계사의 주류는 독점산업자본주의-복지지향 수정자본주의-신자유주의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근자에는 제3의 길마저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북한만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외곬으로 고집하고 있다.통일연구원의 서재진(徐載鎭)박사는 사회주의 동독이 서독에 흡수당한 것은 “동독의 지배엘리트들이 마지막까지 개혁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지도부가 같은 사회주의권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변화를 통해 살아남은 전례를 직시했으면 싶다.

구본영 정치팀 차장
1999-05-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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