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자체 밀레니엄행사의 문제

[사설]지자체 밀레니엄행사의 문제

입력 1999-04-10 00:00
수정 1999-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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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새 천년(밀레니엄) 맞이 행사계획들이 많이 중복된다고 한다.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자체에서 추진중인 밀레니엄 맞이 행사는 총 109건으로 그중 절반이 넘는 60여건이 서로 비슷한 내용이라는 것이다.일회성 전시성 행사도 많아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니 중앙정부의 합리적인 조정역할이 있어야 할 듯싶다.

지자체들이 밀레니엄 기념사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지난 세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마음의 자세를 다지는 것은 물론 기념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관광수입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고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8개 시·도가 12월31일 밤 거의 똑같은 성격의 제야행사를 갖고 ‘평화의 종’‘2000년 시작 종’ 등을 다투어 만든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서울을 비롯한 6개 시·도가 밀레니엄 기념조형물 등을 제작하면서 2,5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쓴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경쟁적으로 기념사업을 펼치겠다면서 자치단체들은 거액의 국고지원까지 요청하고 있다.그러고 보면 행사 계획자체가 예산확보를 위한 부풀리기나 단체장의 업적 과시용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 또한없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서 모든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터에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들이 이토록 예산을 낭비하는 밀레니엄 행사를경쟁적으로 벌인다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비슷한 행사와 비슷한 조형물로는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도 없고 지역발전도 이룰 수 없다.밀레니엄 기념 조형물이나 타임캡슐은 전국적으로 하나씩만 있어도 충분하며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세계적인 주목을 끌 수 없을 바에야만들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지자체 밀레니엄 행사의 또 다른 문제점은 왜 행사를 하는지 이유를 알 수없는 행사들이 많다는 점이다.밀레니엄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를 일과성민속 및 문화축제나 박람회처럼 잡다한 행사들이 나열돼 있는 식이다.2000년대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이나 새 천년을 위한 미래교육 행사 같은 것은 찾기 어렵다.

중앙정부 차원의 개입과 교통정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자체 밀레니엄행사는 특색 없는 지방축제에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밀레니엄의 분명한 메시지를 지닌 전국적 통일성 속에 지역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밀도 있는 행사를 갖도록 하는 행정지도가 필요하다.
1999-04-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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