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스포츠중계 진흙탕 싸움

방송3사, 스포츠중계 진흙탕 싸움

허남주 기자 기자
입력 1999-03-25 00:00
수정 1999-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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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스포츠중계권을 놓고 ‘이전투구’식 다툼을 펼쳐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KBS MBC SBS 등 3개 방송사들이 다음달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99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의 국내중계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이 대회에는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출전한다.

이에 따라 자칫 스포츠중계권료가 방송사간의 과당경쟁 끝에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방송사간의 갈등은 지난 2일 열린 스포츠합동방송 소위원회에서 불붙기 시작했다.소위는 오는 28일 개최되는 한국과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친선게임 중계문제를 다루기 위해 열렸다.

회의에서 KBS와 MBC는 “브라질 경기는 국민들의 관심이 큰만큼 SBS를 포함,2사 동시방송을 하자”고 주장한 반면 SBS는 “동시방송 절대 수용불가”의 입장을 밝혔다.SBS는 이어 ??KBS가 한·브라질전을??MBC는 6월초의 한·벨기에전을 중계하되 ??SBS는 추후 국가대표팀 경기의 중계 기회를 이들 양사와 동등하게 가져야 한다고 요구,회의가 결렬됐다.그후 KBS와 MBC는 SBS를배제한 채 회의를 갖고 한·브라질전은 KBS,한·벨기에전은 MBC가 맡기로 합의했으며 중계권료 5억원에 축구협회와 정식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SBS가 발끈했다.지난 23일 한국방송협회에서 긴급 소집된 방송3사스포츠국장단 회의에서 SBS는 세계청소년축구대회를 단독중계하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했다.SBS는 “KBS는 단독중계권을 따냄으로써 합동방송협약을 위배했다.방송사간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자구책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S와 MBC는 다음날인 24일 ??SBS측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갸셍♣? 위반한 방송사는 위반한 날로부터 2년간 합동방송 참여를 제한하고?걋㏏駙㈉灌? 방송협회 주관 아래 TV3사중 2사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한다는등의 강도높은 대응책을 발표했다.이로써 지난해 3월 맺어진 방송3사의 스포츠중계 순차방송협약은 사실상 깨어진 것이다.

방송3사는 지난해 3월말 ‘정기 주요 국제대회,올림픽이나 월드컵대표팀의국내외평가전 같은 부정기 주요대회 등은 합동방송의 대상으로 순차방송을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의 스포츠합동방송시행세칙을 마련했었다.

단 남북한전,한일(韓日)전과 같은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경기의 경우 예외적으로 동시방송할 수 있도록 했다.이 원칙은 지난 1월 베트남 던힐컵국제축구대회에서 착실히 지켜져 방송가의 칭찬을 얻었다.당시 KBS와 SBS는 2게임씩을,MBC는 1게임을 방송했다.

그러나 채 1년도 되기전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원칙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추태를 연출한 것이다.
1999-03-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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