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보는 ‘느낌’이 있는 전시회/이인수·신한철

마음으로 보는 ‘느낌’이 있는 전시회/이인수·신한철

입력 1999-03-22 00:00
수정 1999-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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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비평가 롤랑 바르트는 “작가란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그가 지적했듯이 작가는 독자의 마음에 감성의 씨앗을 뿌리고,독자는 그 씨앗을 자신의 내면에서 키워나가는 것이다.미술작가와 관객의 관계도 마찬가지다.미술품은 관객에 의해 수많은 의미가 덧붙여지고,그 각각의의미들은 관객의 마음을 살찌운다.그러나 이른바 추상의 형태를 띠는 작품에서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때론 무모한 ‘관념의폭력’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24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 갤러리 현대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인수 회화전’과 ‘신한철 조각전’은 무엇을 보여주기 보다는 뭔가를 느끼게 한다.파리 보자르 국립미술대학에서 회화와 재료학을 공부한 이인수(45)는 프랑스앵포르멜 미술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앵포르멜(informel)’은 원래 부정형 또는 비정형이란 뜻.제2차대전 뒤 정형화된 기하학적 추상에 반발해 일어난 추상회화의 한 경향으로,자발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을 중시한다.미국의 추상표현주의가 동작에 비중을두는데 반해 앵포르멜은 마티에르(matiere), 즉 표현 대상 고유의 재질감에 중점을 둔다.앵포르멜의 세례를 받은 이인수는이미 만들어진 기성물감을 사용하지 않는다.대신 자연 그대로의 흙가루,돌가루,연탄가루,나무재 등을 이용해 자연의 고유색상을 낸다.“회화는 하나의물질로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프랑스 현대화가 이브 클라인의 청색 단채화(單彩畵)도 바로 그런 데서 비롯된 것이다.이번 전시에서는 오래된 벽화의 질감을 느끼게 하는 초현실주의적인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한편 올해 41세인 신한철은 구(球)를 기본 단위로 한 독특한 조형세계를 보여준다.그의 작업은 구의 크기를 미리 정한 다음 점토로 성형,석고를 뜨고수정한 뒤 주물작업을 해 구를 만들고 용접을 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단지 공모양의 덩어리를 늘어놓은 것 같은 그의 작품에서 어떤 삶의 은유를끌어낼 수 있을까.95년부터 구를 화두로 작업을 벌여온 그는 “구는 모성적에로티시즘의 상징”이라고 말한다.모두 15점이 출품됐다.(02)734-8215

1999-03-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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