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한국행 비행기표 매진 속사정

[오늘의 눈]한국행 비행기표 매진 속사정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9-03-13 00:00
수정 1999-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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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하늘의 별따기같은 한국행 비행기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아시아나에 자리를 잡으려는 일본인,일본 여행사들의 아우성은 보기에 딱할 만큼 처절하다.이들 항공사 도쿄(東京)지점은 ‘로비’하러 온 여행사 직원들로 때아닌 성황이다.

왜 갑자기 이렇게 좌석 구하기가 어려워졌는가.지난해 일기 시작한 일본의한국 관광붐이 폭발한 탓일까.

통계를 보면 올들어 관광객이 증가추세이긴 하지만 ‘폭증’ 수준은 아닌것 같다.그러면 왜일까.

해답은 간단하다.비행기 좌석감소다.정확히 말해 서울∼도쿄간 자리공급이줄었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는 모 항공사의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1월11일 이 회사 서울∼도쿄간 운수권 일부를 회수,다른 항공사로 넘기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운수권을 넘겨받은 항공사는 나리타(成田)공항으로부터 정기편 이착륙허가를 받아내지 못했다.멀쩡한 운수권이 사장(死藏)된 셈이다.공중에 붕떠버린 좌석은 1주 720석,한달에 3,000석,1년이면 3만6,000석 가량.

건교부의 대책없는 행정처분이 내려진 뒤한국행 비행기를 잡지 못해 다른나라로 발걸음을 돌린 일본인은 지난 두달간 적어도 4,000∼5,000명에 이를것으로 어림된다.

金大中 대통령은 지난해 나라 살리려는 일념으로 외국관광객 유치에 몸소나섰다.일본 TV광고에 출연해 한국관광을 호소했다.일본 TV,신문 광고에만 59억원 정도가 퍼부어졌다.노력한 만큼 한국붐도 일었다.

일본 관광객 한명이 한국에 떨어뜨리는 돈은 항공료를 빼고도 167만원 가량.한 해 3만6,000여명이 비행기 자리를 잡지 못해 발길을 돌릴 때 600억원의관광수입이 사라진다는 계산이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건교관은 “잘 모르니 본국에 물어보라”고 했다.눈앞에서 벌어지는 국익 누수(漏水)의 책임은 누가 알고 누가 지는가.답답할 뿐이다.

황성기 도쿄특파원marry01@
1999-03-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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