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증시’라는 말이 있다.하루가 다르게 주가가 오르내린다는 뜻이다.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좋게 해석할 수도 있으나 부정적인 의미가 더 짙다.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증시를 빗댓표현이다.이 경우 주식투자는 ‘투기’로 변질되고 증시는 ‘도박장’이 될수 밖에 없다. 증시가 춤을 추는 데는 증권사의 책임이 크다.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은 주식매매를 중개하는 댓가로 받는 수수료다.중개 수수료는 자율화됐음에도 각 증권사들은 사고 파는 양측으로부터 매매대금의 0.5%를 받는다.사실상 ‘담합’이다.100만원 어치 거래가 있으면 증권사는 사고 파는 사람으로부터 5,000원씩 1만원을 챙긴다.하루 주식 거래대금이 1조원이면 증권사들은 100억원을 번다. 증권사는 주가가 내려도 거래대금이 많으면 수입이 는다.증권사 처지에서는 고객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주는 것도 좋지만 가급적 매매를 자주시키는 게낫다.매매회전율이 높은 영업직원이 우대받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매매가자주 이뤼지려면 자극적이어야 한다.그래서 주가가 오를 때는 끝없이 오를것처럼 부추긴다.내려갈 때는 지금 팔지 못하면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처럼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올들어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증시가 폭발할 것처럼 활황세를 점쳤다.종합주가지수 700선 돌파가 눈앞에 닥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그러더니 지난주말 주가가 폭락하자 돌변했다.500선 붕괴가 시간읽기라고까지 했다.장기조정 국면에 돌입,상반기 중에는 대세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투자자들은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白汶一 mip@
1999-01-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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