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換亂책임 공방

반성없는 換亂책임 공방

입력 1999-01-21 00:00
수정 1999-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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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환란(換亂)책임 공방은 교훈을 얻으려는 자기반성의 자세와는 너무 거리가 먼 것이어서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 준 것으로지적된다.바로 일년전 환란이 발생했을때에도 두 기관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추태를 보여 성토대상이 된적이 있었다.더욱이 당시 재경원과 한은은 위기가 다가오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한은법 등 금융개혁법안개정과 관련,한치 양보없는 밥그릇 싸움에 정신을 쏟느라 위기대처에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때문에 재경부나 한은모두가 그동안 국민에 안겨준 엄청난 고통에 대한 책임의식의 바탕위에서 솔직히 잘못을 시인하고 깊은 자기반성과 함께 제2,제3의 경제위기에 대처하는굳은 결의를 보여야 마땅한 것이다. 특히 외환정책에 관해서는 재경부 한은 모두가 공동의 무한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어떤 한계를 그어 ‘네탓’주장만 하고 있을 사안이 결코 아닌 것이다.그럼에도 두 기관은 책임회피식 업무보고로 청문회개최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것이다.이번 청문회에서는 주로 한은이 여러차례 환란경고를 했다며 모든 책임을 재경부로 떠넘기고 재경부는 사전에 한은으로부터 보고받은 바 없다는 식으로 방어하기 바쁜 것으로 전해진다.그렇다면 재경부는 한은보고가 있어야만 위기대처에 나설 수 있는 것인가.또 한은은과연 경고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당당할 수 있을까.한은이 몇차례에 걸쳐 경고가 담긴 보고서를 냈든 그 횟수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그 보다는 당시 국제외환시장 동향의 분석보고내용에 대한 확신은물론 경고의 강도가 어느 정도였고 공감을 얻을 정도로 충분한 설득력을 가졌는지의 여부가 보다 중요한 요체라 할 수 있다.게다가 보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96년 12월 경제동향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는 앞으로 멕시코와 같은위기가 닥치지 않을 것이란 전제로 논리를 편 것으로 돼있다.당시 본란을 비롯,적지 않은 언론매체가 멕시코 외환위기에 대해 강건너 불이 아님을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이밖에도 한은은 유럽 등지의 해외사무소에서 들어온업무정보가운데 적잖은 부분을공개치 않는 등 국내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겸허하게 책임지는 자세로향후 청문회와 정책수행에 임해야 할 것이다.재경부도 과거의 정책실패를 뼈저리게 반성해서 하루 빨리 IMF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룸으로써 국민에 보답해야 할 것이다.

1999-01-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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